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정태리 May 08. 2024

술과 춤의 명령들

여유와 풍류도 자꾸 해보면 는다

평생 엄마는 일만 많이 하셨다. 식초와 청국장도 만들고, 집안일도 하셨다. 노는건 골목친목회에서 단체로 축제 가는 정도. 그것도 뜻이 안 맞아 탈퇴하시고 혼자 노셨다. 흥 돋구는 난타를 배우러 어르신 복지관 갔다가 텃세 부리는 할머니들이 싫다고 탈퇴한지 오래다. 오히려 내 또래 사람들과 신세대 이야기를 하는걸 즐긴다.


그러다, 지난달 내가 거금을 들여 새조개 2kg와 술 화요를 샀다. 사촌가족과 이번에 대학에 입학한 사촌조카를 부르기 위해서다. 새조개 샤브샤브에 곁들여 엄마는 화요 두잔을 드시고 취해 명령을 내리셨다.


"다음 모임에는 너는 BTS댄스를 배워오고, 대학생된 너는 노래 하나 불러라!"


BTS 노래를 매일 즐겨듣더니 명령도 재밌는걸 하신다. BTS노래 퍼미션투땐스를 좋아한다는 엄마 말에 사촌들이 '숙모 우리보다 신세대네요.' 한다.  젊다는 말을 좋아하시는 엄마.




어버이날을 맞아 올케가 장어를 택배로 보내줬다. 점심때 그걸 드셨는데 카톡이 온다.

제사때 빼놓고 술 찾는적이 없으셨는데, 이제 좋은 음식은 좋은 안주로 보이시나보다.

어버이날에 좋은 술 사서 퇴근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70대 아미도 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