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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May 17. 2024

사(巳)월의 성지순례

이제 믿고 나아갈 때다

사화 : 오전 9:30-11:30 / 5월 5,6일(입하)-6월 5,6일(망종)


사화는 뜨거운 여름으로 맹렬히 나아가는 시기다. 사화의 맹렬함은 먹잇감을 코앞에 둔 맹수의 폭발적인 추진력처럼 독보적이고 거침없다.


병화가 단순히 강하게 뻗치는 힘이라면, 사화는 목표를 정하고 추진해 이루는 힘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것으로 취하는 악착같은 힘이다. 단순히 고집과 오기를 부리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여 결과를 내서 능수능란하다.

사화는 명석한 두뇌로 업무환경을 파악하고 업무의 방향을 바꿔 전체를 장악한다. 프로의 완벽함과 용의주도함으로 자신의 위상을 드높인다. 사화의 지장간의 경금이 전체 판세를 파악하고, 병화의 추진력과 무토의 활동력이 더해진 결과다.


사화는 권력의 글자다. 인목은 명예, 진토는 형이상학적인 권력이라면, 사화는 행정적이고 실질적인 권력이다. 사주에 사화가 강하면 고위 행정관료, 경찰, 군인과 같은 직업군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사화의 핵심은 지장간의 경금이다. 경금이 무토와 병화사이에서 발란스를 맞춘다. 경금이 무력해지는 순간 에너지가 한 쪽으로 쏠린다. 지나치게 양기가 강화되어 성급함과 분노조절실패로 문제를 일으킨다.대인 관계에서 템포를 늦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화는 지장간의 양간들로만 구성되어 병화의 맹렬함을 뒷받침하는 목이 없다. 따라서, 개성과 표현과 활동력에서 장점 있지만, 끈기는 약하다.


사화의 키워드:#맹수 같은 추진력, #목표위한추진력,#행정적실질적권력,#지나친성급함금물,#한템포늦추는지혜,#약한 끈기


<나의 사주명리> 중 사화 요약


드디어 사월이다. 날씨는 화창하고, 어딜 가든 꽃이 피는 5월이다. 사화는 내 인생의 주요 키워드다. 기사일주인 나는 사화로 성취와 추진도 하지만, 큰 좌절과 대인관계에서 분노도 많다. 사화의 에너지를 잘 다루는 게 내 숙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움직이는 불꽃처럼 말이다.

오늘은 좀 멀리 성지순례를 왔다. 남부터미널에서 충남 합덕행 버스를 탔다. 오늘은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지 솔뫼성지에 가기 위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문하신 후 성당과 카페 등이 만들어져 더 예뻐졌다 한다.


합덕 터미널에 내려 소머리국밥 한 그릇 먹은 후, 솔뫼성지로 걸었다. 붉은 훍들엔 파와 콩들이 자라고 있었다. 인월이 새싹을 틔워주었다면, 사월엔 햇빛이 강해지기 시작한다. 이때 봄비가 온 후엔 더워질 때도 있다. 싹을 틔운 여린 식물들을 번창하게 만들어 여름의 녹음을 이루기 위해서다

 

목표를 가진 사화는 한 가지만 본다. 그래서, 겁이 없다. 내가 목표에 꽂히면 지위 높은 사람도 유명인도 겁을 안 낸다. 그래서, 상사에게도 뒷담화가 아닌 앞담화하고, 유명인에게 말을 붙이고 팬클럽 회장까지 되었다. 첨부터 그러려고 한건 아닌데 아무도 안 하면 나서고 있는 나를 본다.


이런 추진력이 과한 욕심이 되어 남들보다 분노가 많을 때가 간혹 있다. 리더도 잘하지만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그러려고 안 했는데 하다 보면 자동적으로 많아지는 스트레스를 덜고자 성지순례를 떠났다.

솔뫼성지는 아름다웠다. 내가 존경하는 프란시스코 교황님 사진이 여기저기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품으며, 세월호 부모님도 위로했던 분.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의 기도처와 성당이 있는 이곳에서 나도 좀 더 내 욕심을 내려놓고, 다양한 사람을 품길 바라는 기도를 했다.


이제는 신리성지다. 서해안이 가까워 중국을 통해 신문물이 잘 들어온 동네라 한다. 그래서, 가톨릭을 먼저 받아들인 곳이라 순교자가 병인박해 때 많았다고 한다. 그를 기리는 신리성지에 오는 길엔 물을 댄 논이 많았다. 넓은 평야의 지평선이 보이는데 물 댄 논들은 호수 같았다. 호수 위를 거니는 느낌이랄까? 윤슬이 빛나는 논은 아름다웠다. 중간에 있는 곡물창고들은 레트로스러운 매력이 있었다.

청량한 풀밭 위에 신리성지는 평소 보기 힘든 풍경이라 신선했다. 근처에 있는 카페는 논뷰가 매력적으로 보여 한참 머물다 나왔다.


든든하게 많은 작물을 키워내는 땅과 여름을 달려가는 사화의 햇살을 받으며 여름으로 나아가는 청년의 계절을 느꼈다. 그리고, 어차피 순리라는 게 있으니 조바심은 내려놓자고 결심했다. 사화를 가진 나는 이미 평균보다 빠르다. 내 속도를 늦춰 같이 가야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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