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쓸 수 있는 단어가 되길

이제부터 시작이다

by 긍정태리

“동생이 장애우라는 거 동정심 유발하려고 말하는 거죠! 적당히 해요.”


며칠 전, 논쟁을 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나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난 이 말에 충격을 받아 머리가 멍했다.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충격이 가라앉은 후, 생각해보니 이런 편견은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가 "자폐"나 "장애" 같은 단어를 쓰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이 말을 한 사람의 나이가 50대 후반이었고, 그 시대는 그런 편견으로 우리를 봤겠지.


난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이런 편견과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난 동정심을 유발하려고 동생의 이야기를 쓰거나 말하지 않는다. 단지, 남들보다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받고, 존중받길 바래서 쓴다.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보호받길 바래서 쓴다. 내 동생은 동정받을 대상이 아니다. 자기 일이 있고, 스스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오히려 동생에게서 행복에 대해 배워야 할 사람들이 많다.


장애나 자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단어이길 바란다. 그래서, 난 오늘도 아무렇지도 않게 내 동생이 장애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행복하게 살고 있고, 잘 살고 있고, 그 만의 일상을 잘 꾸리고 있다고 서슴없이 잘한다. 이건 조심스러워야 할 주제가 아니다. 존재하기에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주제다.


편견 가진 사람들 얼마든지 나랑 이야기하자. 내가 그 편견 산산이 부셔 줄 테니. 더 밝은 사회로 나가게 해 줄 테니. 그 편견이 깨져서 어떤 개성을 가진 사람도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줄 테니.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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