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세상에 물만 있다면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물 만으로 2달 이상 살 수 있을까?
인간은 일단 물이나 음식 하나만 없어도 한 달을 못 버티는 것은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요?
"제가 직접 물만 마셔보려고 했는 데 며칠 만에 골로 갈 것 같아서 연구 자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세상엔, 아니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음식을 먹지 않는 금식을 하면서 시위를 하는 분도 계시고 또 종교적인 이유로 금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보고 사람들이 얼마나 금식을 할 수 있는지, 금식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연구한 논문이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연구에서는 200kg이 넘는 27세의 비만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일단 1년 동안 연구진의 감독하에 금식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안 먹은 것은 아니고 칼로리가 없는 물과 최소한의 영양제만을 투여했습니다. 그렇게 8개월이 지나고 연구가 끝나갈 때 쯤 이 환자는 몸무게가 200kg에서 80kg까지 빠졌습니다. 그리고 혈당 수치, 마그네슘 수치, 칼슘 수치 등은 등락을 거듭하다가 일정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실험 결과 이 환자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왜 문제 없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이 환자의 몸은 금식이 시작되고 음식이 없는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몸 속에 있는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것 입니다. 지방과 단백질이 점점 분해되니까 체중도 200kg에서 80kg까지 줄어든 것입니다. 그리고 연구진의 통제 하에 최소한의 영양분들이 투입되었기 때문에 오래 버틴 것 같습니다.
자 이사람은 특수한 케이스라고 생각합시다. 그럼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은 어떨까요?
이 세상에 음식은 모두 사라지고 물만 있다고 가정하면 체중이 얼마나 나가는지에 따라 생존 일수가 정해질 것입니다. 우선 우리 몸은 음식의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을 분해해서 생명유지에 쓰이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미량의 비타민과 미량의 무기질은 우리 몸의 호르몬 조절에도 영향을 끼치고 각각의 장기의 기능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더욱 없어서는 안되는 성분입니다. 그리고 물은 세포를 유지해 주고, 피가 도는데 쓰이고, 우리 몸속에 쌓이는 노폐물이나 독소를 소변이나 땀으로 배출할 때 많이 쓰입니다. 이 노폐물을 빼주는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음식이 몸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에너지원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몸에 축적되었던 단백질, 지방 등을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체중이 감소하죠. 정상 체중에 건강한 사람이라면 대략 6주~8주 정도를 물만 마시면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굶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영양분이 부족해지면서 우리 몸의 순환을 뜻하는 신진대사가 약해집니다. 결국 소화기관이나 뇌기능이 약해지고 동시에 면역기능도 약해지고 근육도 약해지겠네요. 특히 면역기능이 약해지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부 발진, 설사, 온갖 합병증이 일어나고 6~8주가 아니라 3~4주 안에 병으로 죽게 됩니다.
앞서 소개한 실험결과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통해 우리는 다이어트를 할 때 밥을 적게먹거나 굶더라도 영양소는 꼭 섭취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과학 커뮤니케이터 지식인미나니의 스낵교양
참고자료
Features of a successful therapeutic fast of 382 days' duration W. K. Stewart and Laura W. Fleming, Postgrad Med J. 1973 Mar; 49(569): 203–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