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건 인간이 자유 의지를 온전히 발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달달한 것을 찾게 된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달콤한 음식이 있는데, 바로 '크리스피 크림'의 글레이즈드 도넛이다.
첫 번째는 왜 점포마다 맛의 차이가 나는가이고 둘 째는 왜 글레이즈드를 제외한 도넛은 유난히 건조한가였다.
자료를 찾던 중 Tasty 채널에 올라와 있는 한 영상을 봤다. 영상을 보니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먹으면서 들었던 의문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일단 영상에 나오는 이 도넛이 크리스피크림이 지향하는 최적의 도넛 상태라고 가정하자.
우선 점포마다 제공되는 도넛의 차이는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장에서 '반죽-발효-튀기기-글레이즈 입히기'의 제조 공정이 모두 자동화된 상태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제품별 품질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차이는 주로 점포별 관리 상태에서 발생할 것이다.
어떻게 관리하는지 볼까?
크리스피크림은 일부 도넛을 매대에 진열한다. 그리고 그 외의 도넛은 더즌 박스에 넣어 놓은 상태로 보관한다. 이때 매대에 진열해 놓을 경우, 조명의 영향 등으로 도넛의 수분이 증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험상 크리스피크림에서는 글레이즈드 도넛 외의 선택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간단한 도넛 아이싱 작업을 매장에서 직접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때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점원의 숙련도에 따라 제품의 품질 차가 발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도넛이 건조해질 확률이 높다. 글레이즈드로 코팅된 도넛은 비교적 괜찮다.
하지만 영상에 나오는 것과 같이 글레이즈드로 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도넛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건조해진다. 그래서 맛있는 도넛을 먹으려면 가능한 한 일찍 가서 공장에서 제조가 완료된 상태로 공급되는 글레이즈드 도넛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크리스피크림의 글레이즈드 외에 타사의 글레이즈드 도넛을 함께 드셔 보신 적 있습니까? 함께 드셔 보신다면 확연한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대체 왜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다른 도넛보다 더 인기가 많은 걸까? 물론 맛에는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나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다른 도넛에 비해 인기가 있는 이유로 그 특유의 쫀득함을 꼽는다. 한 번 다른 도넛과 비교해보겠다.
왼쪽은 크리스피크림의 글레이즈드 도넛 그리고 오른쪽은 타사의 글레이즈드 도넛이다. 가위로 깔끔하게 자른 단면이다. 아직은 별다른 차이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럼 이번엔 손으로 한 번 잘라보았다. 먼저 타사의 도넛이다. 쉽게 바스러지고 납작해지지 않는다.
이번엔 크리스피크림의 도넛이다. 비교적 쉽게 납작해지고 잘 뜯어지지 않는다. 이 말은 수분이 더 많고 발효도 더 많이 되었다는 의미다. 또한 그로 인해 미세 공기층이 많아 푹신푹신한 식감까지 있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크리스피크림의 도넛을 씹으면 공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느끼실 수 있다. 물론 반죽의 배합법과 글레이즈드 시럽의 배합법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정확한 건 영업비밀이라 알 수 없지만..
3줄 요약
1. 크리스피 크림에서는 가능하면 글레이즈드 도넛을 먹자.
2. 도넛이 만들어지는 시간대를 미리 알아두고 새로 만들어진 도넛을 먹자.
3. 타사의 글레이즈드 도넛과 크리스피크림 글레이즈드 도넛의 차이는 발효와 수분양의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