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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엄마 May 31. 2023

생일에... 케이크가 빠질 수 없지!

2년 전 아이가 케톤식이를 시작한 이후...

우리 집은 기념일에 케이크를 사지 못했다.

케이크를 먹을 수 없는 아이 앞에서, 케이크를 먹고 싶어하는 아이 앞에서...

먹는 게 너무 미안하고 곤욕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케이크는 집에서 만든 바스크치즈케이크뿐인데...

유치원 다닐 때 간식으로 매일 같이 보내서 질려버렸는지;;

이제 치즈케이크라면 몸서리를 친다;;


올해는 케톤식이 시작 이후 벌써 두 번째 생일...

아무리 식이치료 중이라지만 생일에 케이크가 빠지면 되겠냐 싶었다.

작년 10월에 지방 비율을 케톤식이에서 엣킨스로

변경하면서 먹여야 할 지방이 많이 줄어들어

부담이 좀 덜해졌다.

케톤이 지방:탄수화물+단백질 비율이 3:1이라면 (지방을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세 배를 먹여야 함)

엣킨스는 2:1 이하를 말한다. 우리 아이는 3:1을 1년 넘게 유지하다가 지금은 1.88:1의 비율로 먹이고 있다.

그래서 키토 다이어트하는 어른들이 많이 찾는 베이커리에서 파는 케이크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았다.

다행히 밀가루 대신 아몬드 가루, 설탕 대신 에리스톨을 사용해 만든 당근케이크가 있었다.

이 케이크를 팔고 있는 브랜드에서 쿠키를 먹여본 적이 있고, 성분을 보니 아이가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다만 아이가 한 끼에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은 3그램 뿐이라... 먹을 수 있는 케이크 양도 매우 적었지만... (달랑 30그램...ㅠㅠ)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아이 생일을 앞두고 부랴부랴 주문을 했다.


초에 불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니...

아이는 세상 다 가진 듯 너무 행복해하며 불을 껐다.

한 입밖에 되지 않는 케이크는...

아껴 먹겠다고 개미 눈곱만 한 크기로 조금씩 떼어먹는 아이를 보니 너무 속상했지만...

먹을 수 있는 케이크가 있는 게 어디냐...

너만 행복하다면...ㅠㅠ


올해 안엔 꼭 저당식이 단계로 내려가길 바라며...

생일에도 먹고 싶은 것 꾹 참고 만들어 준 대로 잘 먹어준 아이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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