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는 것
7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바빴다. 여전히 바쁘고 할 일이 많지만, 바쁘다는 것도 급하다는 것도 너무 느끼다 보니 이제는 딱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해도 해도 줄어들지 않는 할 일은 이제 그저 우습게 느껴지기만 한다. 할 일이 산더미라도 빠르게, 요령 있게 처리해나갈 수가 있게 된 것 같다.
스터디를 갔다. 스터디원 중 한 명이 그런 말을 했다. “합격한 사람이 3년간 준비했는데 첫 2년은 99%의 노력을, 나머지 1년은 정말 죽을 둥 살 둥 100%를 쏟아부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라고. 얼핏 들으면 첫 2년은 살짝 놀았다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3년 모두 100%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 역량에 따라 더하고 덜함의 차이였겠지만, 궁극적으로 그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모두 했을 것이다. 그 3년 동안. 이건 이 길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100%의 노력을 쏟으며 살 테니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조금 지치기 때문이다. 글을 마구 쓰면서 조금은 편안해지고 싶다. 손길이 가는 대로 키보드를 치는 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니까.
최근 써온 글들을 쭉 훑어보았다. 글 소재가 거의 비슷비슷한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글이 정체된 느낌을 받는다. 내가 지금 관심 있는 분야는 ‘어떻게 해야 꿈을 이룰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 뿐이기에.
언제부턴가 소수에게만 통하는 한정적인 이야기를 쓰게 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글 쓰는 사람이면 참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말하는 이야기도 풍부해지고 더 넓은 층의 대중과 공감을 그릴 수 있다. 말을 배우는 것처럼 글 쓰는 일도 정말 산 넘어 산이다. 개선할 점이 자꾸만 보인다. 방송국 피디가 되기는커녕 글만 쓰다 끝날 것 같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졌다. 익숙해진다는 게 뭘까. 익숙해진다는 건 그만큼 그 시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바쁨의 굴레에 익숙해지니 여유로움이 점점 낯설어진다.
여유로울 수 있는 순간이 오더라도 또 바쁘게 산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