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주춧돌을 다듬는 사람들
학교에 올 때
아이들의 관심이 '어떤 친구와 같은 반이 될까?' 라면
엄마들의 관심은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 될까?'이다.
그만큼 1학년의 담임선생님은 1학년 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1학년 담임선생님으로 결정된 것은 무려 2월이다.
학교마다 인사철이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새 학년 학년, 반, 업무 배정 시기는 2월이다.
학교 1년 회의 중 가장 스릴감 넘치는 회의인 인사위원회의를 마치신 교감선생님이 나를 조용히 불러 내년에 내가1학년을 맡아야겠다고 하셨다.
그해 엄청난 업무량과 힘든 학급을 맡아 고생을 했는데
이번엔 1학년이라니...
희망했던 교과 전담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1학년 담임이라는 것은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7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한 나는
어쩌면 내 아이의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으로 처음으로 1학년을 맡게 되었다. (사실은 거절을 못해서ㅜㅜ)
이렇게 담임이 정해지는건 그때 학교 상황에 따라 흘러가는 일이다. 대단한 사명감이나 오은영 박사님처럼 한번에 척 문제점을 찾아내고 눈빛만으로도 아이를 제압하는 비범한 능력이 없는 평범한 교사들의 역할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교사들에게도 어려운 학년이다.
2월까지 유치원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한 달 만에 학생으로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3월 한 달간은 '학교란 이런 것이다'를 알 수 있도록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한다.
학년부장님이 [사리함]을 준비하라는 말을 들을 때만 하더라도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는데 3월 한달동안 1학년 교실에서 담임으로 산다는 것은 몸에 사리가 생길 정도로 인내심을 요하고 강한 체력도 필요한 일이다.
7세와 8세의 생물학적 나이는 1살이지만
입학하고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회학적 나이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유치원 선생님은 작년까지 5세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하다가 7세를 맡기도 하는데 초등학교 선생님은 작년까지 13살 사춘기 학생들과 함께 하다가 8세를 맡기도 하기 때문에 지도하는 학생에 대한 스펙트럼이 전혀 다른 집단이다.
나 역시 교직경력이 10년이 되는 동안 주로 고학년만 맡아왔지 1학년은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가 1학년 담임선생님에게 유치원처럼 작은 것도 섬세하게 챙겨주고
내 아이만 주목받고 이뻐하기를 기대한다면 곧 실망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
7세와 8세의 생물학적 나이는 1살이지만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회학적 나이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나는 1학년 담임선생님 역할을 하면서 학교와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또 1학년 아이들과 교실에서 부대끼며 생활하면서 내년에 입학할 내 아이는 무엇을 더하고 빼며 키워나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