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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May 31. 2017

꿈 일기 #6




버스를 타고 망원동에 가는 길에 도로 옆에 완만한 동산 하나가 펼쳐져 있었는데, 거기에 마치 도미노 처럼 문들만 쭉 세워진 건물이 있었다. 신기해서 우와아 감탄을 하고 있으니 버스 기사님이 원리를 알려주겠다며 잠깐 근처에 버스를 세웠다. 버스에 타 있던 나를 포함한 몇몇 호기심 많은, 또는 딱히 무관심했지만 그래도 버스에서 가만히 혼자 기다리는 것 보단 낫겠다 싶어 따라나온 승객들이 버스 기사의 인솔을 따라 동산에 올랐다. 알고 보니 그건 문을 열면 바로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어 지상에는 문만 서 있는 위트 넘치는 건물이었다. 


지하로 내려가보니 꽤나 복작거리는 서점이 있었는데, 그 서점의 주인은 고양이였다. 고양이가 마스코트인 서점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정말 고양이가 운영하는 서점이었다. 이 와중에 아주 살짝 현실스러운 포인트가 있었으니 고양이는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없었고, 카운터를 지키고 있는 고양이 앞에 놓인 상자에 사람들이 스스로 구매할 책의 가치 만큼이라고 여기는 돈을 지불하는 방식의 서점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도 된 듯, 다른 세계에 다녀온 마냥 아주 길고 길게 느껴진 꿈을 꾸느라 하루가 다 지나가버린 줄 알았더니 아직 12시도 안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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