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예슬 May 31. 2017

믿음, 바보 같을지라도



때로 믿음은, 칼로 잰 듯한 전제나 근거에서 비롯되지 않은 것이야말로 더욱 진실된 것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혹은 다가올 어떤 시간에 대해 내가 믿고 싶은 것들을 계속해서 그려 나간다면, 흐린 안개 속 허상인 듯 했던 그 그림이 언젠가는 그 어떤 것 보다 묵직한 실체가 되어 내 손에 닿을 거라고. 혹여나 그 믿음이 온전히 내 마음 안에서 파생된 애정이라던가, 동경과 같은 것으로 부터 비롯된 것일 지라도. 


세상 사람들, 자신 마저도 자신을 믿지 못 할 때에 누군가 한 사람 만큼은 멀리 있는 듯 가까운 곳에서 같은 마음으로 묵묵히 자신을 기다려 준다는 것. 그것이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마음임을. 




매거진의 이전글 꿈 일기 #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