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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Jun 11. 2017

외챙이들



단단한 땅에 두 발을 딛은 채로 내 시선에 맞닿아 있는 장면을 잠시 멈춰 바라볼 때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참 그리 바쁘고 즐겁다. 내 곁을 스쳐가는 사람들 속에 나만 홀로 남겨진 듯 고래 만한 외로움을 느낄 때, 그럴 때면 우리 모두 땅을 박차고 날아 올라보자. 높은 곳에 올라 내가 방금까지 서 있던 저 아래 어딘가를 내려다 보자. 촘촘한 점이 되어 도시라는 어둡고 깊은 물 속을 아둥바둥 헤엄치고 있는 저 올챙이 같은 사람들을 보자. 식상한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때엔 인지하지 못 하는 또렷한 진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는 것. 외로운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덜 외로울 듯한 방향으로 시시각각 꼬리를 바삐 움직여보지만 그 어떤 평안과, 쾌락과, 혹은 망각까지도- 결국 외로움으로 수렴한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조차도 나는 역시나 혼자, 라고 느끼는 수억 명의 '나는 혼자'들이 모인 이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우린 모두 그저 외로운 올챙이, '외챙이들'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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