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는 예술인 vol.62
BGM
MIKA <My Interpretation> :
If half of what you said is true
And half of what I didn't do could be different
Would it make it better
당신이 말한 것 중 절반이라도 사실이었다면,
내가 하지 않은 일의 절반이라도 지금과 달랐다면,
그랬다면 좀 나았을까요?
#대화 #낙타깡 #감자튀김 #스몰비어 #술 #고양이 #경매장 #여행 #열대
내가 부산에 지금껏 머무르게 된 것은 2011년, 그 해의 어떤 만남들 덕분이었을 것이라 회상한다. 경성대 거리를 걷다 우연히 들어갔던 작은 가게, 낙타깡에서 민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줄곧 내가 그녀에게 받고 있는 에너지. 그것은 아마도 감자튀김과 맥주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듯 가장 오방진 장소가 2016년 지금도 있다는 것이다.
민: 희한하게 어릴 땐 안먹었던 게 잘 먹어져.
H: 당근, 마, 연근, 버섯.
민: (오늘 재료) 다! 아예 안 먹던 거야! 가지! 특히!
H: 왜 어린이들은 그런 식감과 맛을 싫어할까? 맞아. (아마도 생전)처음 맛 봤다면 그 낯선 냄새라고 해야 하나?
민: 낯선 향!
H: 당근의 향이 있지. 익힌 당근 싫어하잖아. 특히 우리는 카레 안에서 당근을 맛봤지. 이건 아니다....
민: 카레가 문제네ㅋ
하지, 감자가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민을 초대해서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 건 봄이 방금 막 시작되려 했던 3월 1일이었는데, 어떤 꽃은 만발해 응축했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고, 나는 머뭇거렸다. 간혹 좌절했다. 부산의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에 입주하게 되었고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우리가 만나고도 벌써 두번의 장소를 지나왔고 함께 했던 경험이 너무 강렬했다. 올해 봄, 유난히 몸이 휘청거린 이유는 아마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낙타깡도 올해로 5주년을 맞이했다. 낙타를 좋아해서 낙타깡. 친구들은 가끔 감자깡을 말하고는 서둘러 낙타를 찾았다. 메뉴는 단 한가지,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 지금은 유명하고도 흔해져서 별 것 아니게 회자되는 스몰지어지만 동네마다 하나씩,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맥주집의 유행이 그냥 시작된 것은 아닐 것이다.
민: 문제는! 나는 감자를 안 먹는 사람이잖아. 단골손님들 중에도 처음엔 감자가 좋아서 왔다가 질리고 물리잖아. 다른 걸 원해.
H: 응
민: (그래서 감자튀김 없이)오픈을 했다. 그런데 그들밖에 없어. (결국) 보통 손님들이 우리 집에 오는 이유는 하나인거야.
H: 감자먹으러!
맛있는 감자튀김을 위해 최적화 된 그녀의 생활리듬
하루의 영업을 마감하는 새벽 2시, 본격적인 업무는 이제 시작이다. 반여동에 있는 경매장으로 매일 새벽 출근을 한다. 튀김에 적합한 감자를 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 그것도 매일 매일 일정한 맛과 품질의 감자를 스스로! 구한다는 것이 어찌 쉽다고 예기할 수 있을까. 민을 알게 되고 5년만에 나도 한번 따라 나서보았다. 우선 새벽 2시까지 졸리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느라 힘들었다. 3시쯤 경매장에 도착해서 그동안 거래를 해온 중간 상인에게 샘플감자를 받아서 다시 낙타깡으로 왔다. 일일이 감자를 튀겨보고 맛을 보고, 적합한 감자를 찾으면 다시 반여동 농산물 시장으로 간다. 새벽 4시 30분,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잠든 시간 주거지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시장 안에는 경매를 받으려는 상인들로 북적인다. 낯선 광경이다. 쌓여진 박스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매섭게 감자를 탐색하는 민과는 달리 나의 눈은 도대체 무엇이 무엇이 다른가 구분할 길이 없다. 그렇게 경매로 받은 좋은 감자를 싣고 다시 낙타깡으로 오면 보통 아침 7,8시라고 한다. 정리하고 집에가면 어느새 오전 10시, 그제서야 잠을 자고는 다시 해거름에 가게의 문을 열어 하루를 시작한다. 그동안 내가 먹어온 맛있고 바삭한 감자튀김 속 깊은 수고에 말을 잃는다.
H: 이사는 아직 안했는가? 집?
민: 응. 아직 그대로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H: 이사할 마음은 있어?
민; 언제든지! 얼마든지! (근데) 마땅히 갈 데도 없어. 이 동네서 너무 오래 살았으니까 너무 편한거지. 너무 익숙한거지. 30년을 넘게 살았는데....
느린 속도로 오래도록 달릴 수 있는 지구력, 결국은 장소
무엇이든 시작은 쉽다. 하지만 장소를 만드는 일은 어렵다. 더욱이 그곳을 지키는 것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가며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은 언감생심일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프랜차이즈로 돈을 벌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하나의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온전히 매진 할 수 있었던 낙타깡은 그래서 장소가 되었다. 문득 맥주 한 잔 먹고 싶을 때면 편하게 갈 수 있는 곳, 친구가 있는 작은 가게, 막 오픈했을 때의 지향점은 여전히 변함이 없구나. 쉽게 변하고 쉽게 잊히는 시대에 단골집이라는 귀한 인연을 배운다. 무엇보다 감자튀김이 맛있다!
H: (고양이들이랑) 같이 바다한번 놀러가 보는 게 소원
민: 진짜 같이 바다에 놀러가면... 얼마나 좋아.
H: 그러게.
민: 니는 갈꺼 같은데? (봄이: 냐아옹)
고양이
민과 더욱 가까워진 것은 아무래도 고양이들 덕분이다. 그녀의 고양이 인연은 말하자면 길다. 나도 5년 전 두 마리의 고양이를 만났고,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한 번도 반려동물과 살아보지 않았던 나는 운이 좋게도 알러지 반응도 없었고 무섭지도 않았다. 괜찮았다. 내가 괜찮아서 다들 괜찮은 줄 알았지만 함께 살기와 관계 맺기는 사람과 동물을 떠나 어려운 숙제 같다. 민의 사회적 친밀감은 고양이 세계로부터 체득한 것은 아닐까? 짐작해본다. 아픈지 만져보고 물어보고, 물은 신선하게 준비해주고, 밥도 적당하게 제공하며 똥을 치워주고 털을 빗어주는 일상이 나의 삶 한 켠에 있다는 것이 고맙다. 내 안에 고립될 여지가 없으니 맘 놓고 산다.
민: 리뻬는 좋아. 어줍잖은 휴양지보다. 매력적이야 그 동네.
여행은 아마도 우리를 보이지 않게 잡아주는 울타리 같아.
히요식당 § 채식 레시피
마 스테이크 & 연근튀김+표고버섯구이
마는 껍질을 벗기고 0.5cm정도의 스테이크 구이 두께로 썰어둔다.
(크기가 크고 두꺼운 마를 사용하는 것이 먹음직스럽다.)
2. 달궈진 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적당히 두르고 마를 굽는다.
3. 맛있는 소금을 적당량 뿌려 간을 맞추고 앞뒤로 마가 갈색을 띌 만큼 구워지면 완성!
핫-바질 버섯 볶음밥 (태국식)
1. 오일을 두른 팬에 잘게 썬 야채와 버섯을 넣고 볶는다.
2. 스리라차 소스를 더해 볶다가 밥을 넣어준다. 그리고 후추와 바질을 솔솔 뿌려
(이날 나는 친구가 태국여행에서 사다준 i-shef Thai Hot Basil Stir-Fry Sauce를 사용했다^^;)
3. 잘 섞이게 볶아주고 불을 끄면, 완성!
어린잎 샐러드
1. 어린잎을 씻어서 물기를 빼둔다.
2. 어린잎에 쿠바소스(올리브오일,소금,양파다진 것,마늘 다진 것,설탕,식초,레몬즙)*를 곁들여준다.
* 2013년 쿠바 여행 중 머물렀던, 란초루나 해변가 까사 주인의 특제소스
당근라페
당근을 채썬다.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마늘 다진 것, 레몬즙, 파슬리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샐러드처럼 곧바로 먹어도 괜찮고
냉장고에 2시간쯤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훨~씬! 맛있다.
디저트
유자주스 :유자청에 탄산수와 얼음을 섞어내면!
파파야&망고
산티아고 케익(채식아몬드케익)
히요식당 두 번째 손님: 허민
오갈 곳 없어진 고양이들을 하나둘 거두다가 지금은 고양이 스무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6년째 경성대 상점거리에서 맛있는 감자튀김을 팔고 있다. 좋은 감자가 없으면 그날은 아예 장사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가게. 상식대백과사전 같은 존재, 남녀노소 마음만 맞으면! 두루두루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녀의 나이는 이제 서른이라는 것. 의리있고, 강단있고, 철학이 있는 스몰비어 낙타깡 사장님. 숨겨둔 여행경력도 화려함. 아마 세계 어디서라도 자기 방법대로 소신있게 살아갈 호탕한 민! 건물을 하나 사서, 무엇이든 해도 되는 (낮잠을 자든 가게를 하든 놀든 무슨짓을 하든)장소룰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