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 나

간격이 두꺼운 평행선의 동행

by 언디 UnD



상사가 나에게 물었다.

할 수 있겠느냐고.

나는 최선을 다해보겠노라고 답했다.


상사가 나를 불렀다.

어떻게 되어가냐고.

나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사가 이것이 최선이냐며 궁금해했다.

나는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고 뱉었다.

상사는 다르게 한 번 더 해보자고 했다.

나는 심장이 텁텁해지며 살며시 한숨이 나왔다.


상사의 최선과

나의 현실적 최선은 너무나 다르다.

나는 그의 패기와 포기 모르는 근성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


내 손에 오래도록 쥐어진 마우스와

두들겨대어 소리내는 자판,

뜨겁게 달구어진 PC같은 내 뇌를 부여잡고

시간은 30분, 1시간, 한 나절,

며칠이 훌떡 흐를 것이다.


그렇게 흘러 흘러 타인에 붙들린

어떤 것도 손대고 싶지 않아질 때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님을 더 솔직하게 인정할 때

그 자리에 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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