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 ‘리틀 임찬규’ 서장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6월 23일자 기고한 글입니다.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강원 권역 우승 향방을 가릴 23일(토) 설악고와 빅매치. 선발 신승윤이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자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곧바로 ‘에이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에이스’는 포수 미트에 빨랫줄처럼 꽂히는 묵직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7.1이닝 1실점 12K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춘천 의암야구장에 모인 강릉고 팬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잊고 엉덩이를 들썩일 수밖에 없는 시원한 피칭. 이렇게 서장민은 제 진가를 또 한 번 발휘했다.
서장민은 명실상부 강릉고 ‘에이스’다. 전반기 5경기 9.1이닝 ERA 1.00 16K로 위력을 떨치며 마운드 핵심으로 군림했다. 황금사자기(1.2이닝 3실점)와 9일 속초 설악고전(1이닝 4실점)에서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춘천 설악고전 호투로 모든 걱정을 날렸다. 이날 140km 중반대 속구로 윽박지르고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특유의 투구 패턴으로 응집력 강한 설악고 타선을 잠재웠다. 투구수 104개를 꽉 채울 때까지 구위가 떨어진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최재호 감독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최 감독은 “중요한 경기인 만큼 서장민을 투입해 많은 이닝을 맡겼다”며 “전국대회 구상을 밝게 하는 흡족한 피칭”이라고 평가했다. 서장민은 “그간 부진을 만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 있게 던졌다”며 “변화구 제구가 잘 돼 쉽게 경기를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확실히 이전 경기까지 다소 흔들리던 변화구가 마음먹은 대로 들어가면서 투구 내용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최 감독도 한결 안정된 제구를 칭찬했다.
서장민은 강원을 넘어 점차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는 말도 나온다. <야구친구>가 20일 발표한 ‘2018 고교야구 랭킹 TOP 30 – 2차’에서 서장민은 한 달 전보다 스물네 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다. 강원권 투수로는 유일하게 뽑혔다. 서장민은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좋은 평가를 해줘서 기쁘다”며 “더 열심히 해서 꼭 프로 지명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던진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롤모델을 묻자, 서장민은 한 치 망설임 없이 LG 임찬규를 꼽았다.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붙는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고. 맞는 한이 있더라도 피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지는 서장민과 꼭 닮았다. 강릉고는 서장민 활약을 발판 삼아 권역 통합 우승을 차지해 청룡기를 앞두고 있다. 서장민은 황금사자기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 “팀이 똘똘 뭉쳐 4강을 노리겠다”는 서장민이 ‘에이스’답게 전국대회에서도 제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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