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 고교야구 주말리그 강원 권역 통합 우승!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6월 24일자 기고한 글입니다.
‘전통의 강호’는 역시 저력이 남달랐다. 강릉고가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강원 권역 정상에 올랐다. 전·후반기 통합 우승이다. 당초 설악고 기세에 밀려 2위에 머무르는 듯했지만, 마지막 두 경기에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토요일(23일) 설악고전 8대 2 승리로 속초에서 아픔을 깨끗하게 갚았고, 이튿날(24일) 강원고마저 10대 3 대파해 우승을 확정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차분함으로 강릉고는 명실상부 ‘강원 최강’ 반열에 올랐다.
우승을 결정한 일요일(24일) 강원고와 경기는 강릉고 입장에서 비교적 여유 있었다. 전날 설악고를 이기고 1위를 탈환한 데다, 당일 오전 원주고가 설악고를 콜드게임으로 꺾어 사실상 정상을 예약한 가운데 경기에 임했다. 덕분인지 경기도 잘 풀렸다. 1회부터 착실히 점수를 쌓아 승기를 잡았고, 6회 최정문이 투런포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발 조효준을 구원한 이믿음도 4이닝 무실점 깔끔한 마무리. 10대 3 콜드승을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여느 때처럼 여유가 넘쳤고 표정도 한결 밝아보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동계훈련부터 힘들었지만 잘 따라준 덕분”이라며 “전체적으로 선수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콕 집어 말하기 힘들 만큼 선수단이 고루 잘해줬다고. 그래도 전날 설악고전 7.1이닝 1실점 12K 눈부신 역투로 ‘에이스’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서장민과 이틀간 8타수 5안타 맹타로 공격 활로를 연 ‘리드오프’ 고명규 활약은 돋보였다.
강원에서 가장 오래된 팀(1975년 창단)으로 권역 강호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강릉고는 이제 목동으로 향할 채비를 마쳤다. “강원 야구는 거기서 거기”라는 통념을 뒤집고 전국대회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다는 각오다. 앞서 황금사자기에서도 현재 후반기 서울A 권역 단독 선두 충암고를 11대 2 콜드게임으로 누르고 16강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1·2학년이 주축인 선수단이 역량과 경험을 쌓은 만큼 정말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강릉고는 2007년 청룡기 준우승에 올라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지금, ‘AGAIN 2007’을 기대해도 좋을까? 최재호 감독은 “아무래도 서울 중앙 무대 선수들은 약삭빠른 야구를 잘하니까 배우고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황금사자기 때 16강 갔으니 청룡기는 8강은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강원 최강을 넘어 전국 최강까지, 위대한 여정에 나선 강릉고가 마침표를 어떻게 찍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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