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랑 Feb 02. 2021

나홀로산업분석: 콘텐츠② 코로나19 이후 K-콘텐츠

[초보 VC 심사역의 분투기]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화와 기회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의 국내 콘텐츠 시장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후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내가 관찰한 주요한 변화 몇개를 적어보았다.


1. 영화관의 몰락

코로나19로 대규모로 사람이 모이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에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모이는 영화관을 가는 사람들이 급감했다. 관객 발걸음이 줄면서 영화관에서 천만관객 등을 모아야 BEP를 넘기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개봉도 줄줄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2020년 초반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에, 우선 영화 제작/배급사들은 제작비 적은 영화 순서로 영화 개봉을 시작했다. 이에 BEP를 맞추며 간간히 넘기고 있었다.


여름 영화관 성수기이자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미만이던 시절, 몇 개 큰 규모 영화들이 개봉했다. <반도> <#살아있다> <강철비2> 등이 개봉해 대박까진 못치더라도, 어려운 환경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겨울철 확진자가 1000명대에 육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되면서 또 다시 영화관 업계는 빙하기에 빠졌다. 명절이나 연말 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들도 줄줄이 개봉이 밀리거나 취소됐다. 2020년 추석 개봉을 노렸던 영화 <승리호>는 넷플릭스로 그 방향을 옮기기도 했다.



2. OTT 시장의 빠른 성장


안그래도 가파르게 성장하던 OTT 시장은 코로나19로 다들 '집콕' 'Stay home'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성장세가 가속화됐다. 글로벌에서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대형 미디어업체나 테크업체들이 OTT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으며, 한국시장으로도 앞다퉈 진출하며 영토확장에 나서는 상황이다.


최근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진출 선언해 가시화 중이고, HBO+도 국내 시장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다. 애플TV+도 국내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히 디즈니 같은 경우, 디즈니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마니아 팬덤을 보유한 마블 스튜디오, PIXAR, 스타워즈 등 다양한 계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강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지지 않고, 웨이브(SKT+방송3사+JTBC 제외 종편), 티빙(TVN + JTBC), 왓챠 등 국내 OTT도 분발하고 있는 추세다. 사실 넷플릭스에 비하면 이용자가 폭증하지는 않은 점은 조금 아쉽다. 그 차이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은 자체 제작이나 투자 집행으로 콘텐츠 포트폴리오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특히 오리지널 컨텐츠를 만드는데 집중. 젊은 층이 선호할만한 배우나 장르, 스토리 등 다양하게 도전중이다.


웨이브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을 자체 콘텐츠 확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중 800억원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티빙은 요금제를 넷플릭스와 같이 동시 시청 가능 회선과 동영상 퀄리티를 기준으로 베이직, 스탠더드, 프리미엄 3가지로 개편하고,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왓챠 또한 360억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고, 이 금액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경쟁력 강화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3. 글로벌 K-콘텐츠의 위상

OTT, 특히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에서 K-콘텐츠 시청이 2019년 대비 2020년에 4배 이상 증가했으며, 미국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그래도 오래 전부터 한류로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K-콘텐츠가 넷플릭스 덕에 다른 국가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특히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 아시아 컨텐츠 좋아하는 이들이 K-콘텐츠를 아시아 컨텐츠 입문으로 생각하고 많이 보기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공을 들이며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조선시대 좀비물인 <킹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물인 <스위트홈> 등 국내에선 제작하기 어려웠지만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는 장르물 위주다.




4. 영화, 드라마, 음악, 플랫폼사 등 업종 불문 콘텐츠 시장 진입

국내 콘텐츠 시장에는 더 이상 영화/드라마 제작사나 방송사만이 주요 플레이어가 아니다. 이미 대규모 테크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것 뿐만 아니라 플랫폼업체, 엔터테인먼트 업계 등 업종을 불문하고 앞다퉈 콘텐츠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고 분투중이다.


네이버는 자사 네이버 웹툰/웹소설을 기반으로 콘텐츠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를 위해 직접 드라마/영화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독모델 등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CJ ENM과 손잡고 TVING 이용권을 네이버 플러스와 연계하기도 했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콘텐츠 기반을 넓혀왔다. 카카오M과 카카페이지를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지의 IP자산과 카카오M 산하 연예기획사, 음악레이블, 영화공연 제작사 등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카카오TV를 통해서 숏폼 영상 콘텐츠를 다수 제작해 MZ세대를 타겟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 중이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과 YG, 빅히트 등도 작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거나, 팬덤 관련 계열사와 자체 플랫폼과 연계해 영토를 확장중이다. 또한 네이버나 SK텔레콤 등 다른 대기업들과도 지분스왑 등을 통해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



5. 향후 전망

향후 전망... 글쎄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과연 전망을 할 수 있을까?


확실한 건 코로나19 확진세가 자리잡고, 사람들이 집단면역이 생긴 이후에도 OTT를 버리고 다시 TV나 영화관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고, OTT 간 경쟁이 심화돼 몇년 뒤에는 1,2위 업체만 살아남지 않을까.


콘텐츠 제작 생태계 입장에서는 큰 자본과 좋은 기획력, 인력을 보유한 업체들 뿐만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형 콘텐츠 제작사들까지 바게닝 파워 높아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웹소설, 웹툰 등도 활발하게 시장이 커지면서 OSMU가 가능한 IP를 수급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질 것 같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유희를 즐기려는 인간의 특성상, 콘텐츠 분야는 언제나 매력적인 산업이었다. 다만 무형적인 특징과 언어 장벽 등으로 그 확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어 왔고,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을 뿐이다.


기술의 발달로 여러 장벽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앞으로 이 분야가 무궁무진 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을듯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