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몽마르트 파파 그리고 엄마
누구나 호기로운 청춘시절 가지고 있던 꿈이 있었다
나 또한 자기 연민에 빠져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이루지 못한 꿈들에만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꿈이라는 단어는 무언가 모르게 20대의 특권 같아 보였다. 나도 모르게 30대가 되면서 꿈이라는 단어와 나 자신을 멀게만 취급했을지도 모른다
영화 몽마르트 파파,
우연히 본 예고편에 나도 모르게 매료된 다큐멘터리 영화는 꿈이란 청춘의 단어라는 나의 강박관념을 깨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사실, 그렇게 반전이 있거나 눈물이 날정도의 감동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젖어오는 감정이 있을 뿐. *예고 편정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생 미술교사로서 교편을 잡아온 아버지의 꿈은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며 사는 것이었다.’
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다큐멘터리는
그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일정을 그렸다. 정년퇴임을 한 미술교사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은 꿈과는 멀어 보였다. 아들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서류 작업의 도움을 시작으로 이 꿈은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아내가 이 나이에 파리 가서 그림을 그리면 장을 지지겠다는 초반의 반응은 후반부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되어 함께한 세월의 깊이만큼 짙어 보였다
어쩌면 그렇게 꿈은 나이를 먹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작은 도움이 필요할 뿐,
그리고 생각났던 건 우리 엄마,
나도 우연히도 엄마의 학창 시절을 듣게 된 것은 내가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였다.
미술이 하고 싶었던 나는 사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망설이고 있었다. 2주를 고민하고 망설이며 꺼낸 말에 엄마는 힘 빠질 정도로 쉽게 허락해주었다.
‘엄마도 어렸을 적에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 그때는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대학교도 못 가던 시절이니까. 우리 딸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의 따뜻한 말과 지원으로 나는 미술을 시작했고 그렇게 디자이너가 되었다.
요즘 정년퇴직을 앞둔 엄마에게 나는,
그림을 해보는 건 어떨지 이야기를 했다.
내방으로 남겨두었던 곳을 미술 방으로 만들어 주어 엄마의 꿈이 다시 꾸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꿈이란 단지 청춘의 특권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