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대지 않는 삶을 위해
달리기 하기에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사실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달리기는 쉽지 않은데,
어제 저녁은 딱 적당한 날씨여서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한 바퀴 뛰고 오기로 했다.
옷을 갈아입고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보니 몇몇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중 일부는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아, 오늘 혹시 미세먼지 많은 날이었나.
아니나 다를까, 집으로 돌아와 TV를 보니
일기예보에서 오늘 뿐 아니라 내일도 미세먼지 주의보라면서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여름도, 한겨울도 피하고, 비오는 날도 피하고,
이러다 보면 1년에 제대로 달릴 수 있는 날이 몇이나 될까?
거기에 미세먼지까지 신경 써야 한다면, 달릴 수 있는 날이 있기나 할 지 모르겠다.
미세먼지가 거의 일상이 되다시피 한 요즘이라면 말이다.
적어도 더워서 탈진하거나 추워서 동상에 걸리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며 달리러 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달릴 수가 없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우리 삶에서 무언가를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갖춘 시간은 그리 자주 찾아 오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완벽한 타이밍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찾아 오는 시간에 이것저것 핑계를 대고 멍하니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처리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싶은 핑계는 만들면 만들수록 커지는 법이다.
평소에 나는 그런 핑계를 만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