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라는 말은 단순히 함께 있는 존재를 넘어서, 서로에게 깊이 스며들고 평생을 함께하는 관계를 뜻한다.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 식물처럼, 반려는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이며, 존재 자체로 마음에 위로를 주는 대상이다. 나는 이 단어를 ‘문화예술’과 연결해 생각해본다. 문화예술이란 결국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이며, 우리가 매일같이 부딪히고 함께 살아가는, 바로 그런 삶의 반려가 아닐까.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술관, 공연장, 박물관, 혹은 전공자들만 누리는 무언가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예술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거리의 낙서 같은 벽화 한 조각, 지하철 안에서 무심코 들리는 피아노 선율, 손글씨로 적힌 카페의 메뉴판. 우리는 이런 예술의 작은 흔적들을 무의식중에 받아들이고 감상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마치 집 안에 있는 오래된 반려 식물처럼, 특별한 존재감은 없지만, 결코 없는 것이 아닌, 늘 함께하는 존재다.
요즘 사람들은 SNS에 자신의 하루를 짧은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곤 한다. 이 또한 하나의 작은 예술 행위다. 누군가는 정성스럽게 담은 점심 사진 속에서 색감의 조화를 즐기고, 누군가는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뜻밖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다. 우리는 알고 보면 모두가 예술을 만들고, 또 그것을 나누는 예술가인 셈이다.
또한 예술은 삶의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기도 하다. 힘든 하루를 끝내고 집에 들어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는 순간, 우리는 예술을 통해 스스로 위로받는다. 누군가는 혼자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또 누군가는 친구와 함께 연극을 보며 웃고 눈물을 흘린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고, 삶에 쉼표를 만들어주는 존재다. 그러니 예술이야말로 우리와 감정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진정한 반려가 아닐까.
문화예술은 결국 삶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조용한 친구다. 눈부신 조명을 받는 무대 위뿐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일상의 틈 속에서도 우리 곁에 있다. 그리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곁을 지키는 반려처럼, 예술은 우리가 힘들 때마다 조용히 다가와 말없이 어깨를 다독인다.
나는 앞으로도 이 반려와 함께 살아가고 싶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따뜻한 글 한 편, 마음을 울리는 노래 한 소절, 색감이 아름다운 하루의 사진 한 장. 그 모든 것이 예술이 되고, 그 모든 예술이 나의 삶을 지지해주는 또 하나의 반려가 된다면, 그보다 더 풍요로운 삶이 또 있을까.
문화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하루에도, 우리의 시선과 손끝과 마음속에 가만히 자리 잡고 있다. 삶이 있는 곳에 언제나 예술이 함께한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예술은 삶의 반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