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장아람 재단, 도서출판 이곳
작년, 김민 작가님과 인연이 되고 그동안 작업하셨던 이야기를 듣던 중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어느 장애재단의 기록물을 도서로 출간하는데 책임편집자로 작업하셨다는 점이었다. 그 후에도 투병 공동 에세이의 책임편집자로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고, 인원은 소수일지라도 가치 있는 이야기라면 세상에 반드시 전달하고야 마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김민 작가님을 통해 장아람재단을 알게 되었고 (장애인 가족·지인이나 봉사 등이 아니라 편집자 때문에 알게 됐다니, 내가 생각해도 독특하다 ^^;) 덕분에 이 책까지 읽게 됐다. 또한 이런 일에 뜻을 함께하는 대표님이 계신 ‘도서출판 이곳’에서 출간된 책이라 더욱 마음이 갔다.
<장아람 재단>은 장애아동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단체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부 지원 없이 후원금과 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운영되고 있다. 30년 동안 적은 인력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장애아동과 가족들의 삶에 위로가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도와주는’ 입장이 아니라, 장애아동과 함께 살아가며 다양함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보통의 세상을 꿈꾸는, 아니 이미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게 남는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장애아동 지원이 이론적 공부가 필요한, 전문적이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애아동 일대일 봉사자 모집 공지가 ‘밝고 명랑하고 친절한 분을 모집합니다’라는 간단명료한 문구라는 사실을 통해, 결국 장애와 비장애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장애아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재단의 30주년을 기념하는 도서다. 재단 설립 시 에피소드, 걸어온 길, 직원 소개, 프로그램 소개, 규칙, 도움을 주시는 분들, 도움을 받는 분들, 그분들의 후기 등이 읽기 좋게 다듬어져 있다.
“장애아동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장애아동이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후원단체를 만들자. 일단 만들어보자.”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장애아동 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무엇이 불편한지,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방향을 세워나갔다고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두 가지를 늘 고민하면서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말자.
-장애아동을 밖으로 나오게 하자.
-가족 지원을 통해 부모님에게도, 형제자매에게도 필요한 단체가 되자.
-재정 보고에 투명성을 갖자.
-행복하자.
라는 처음의 다짐을 세워,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장애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장애와 비장애가 구분되지 않고, 이웃이 되어 있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꿈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재단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존경스럽다. 직원, 후원자, 봉사자, 자신의 사연을 용기를 내 꺼내는 대상자, 출판과 관련된 분들, 보이지 않는 손길들까지. 나도 희귀질환 환자 가정으로서 비슷한 처지의 가정들 사정을 알면서도, 내가 여유가 생기면 도와주자고 자꾸만 미뤘던 모습이 떠올랐다. 나의 하루를 챙기기에 급급하여 미처 이웃을 둘러보지 못했던 날들이 부끄러웠다. 이제는 나보다 더 어려운 가정에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장아람재단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매해 그 시기에 꼭 필요한 인적자원이 나타났다. 마침 그해 안식년을 갖는 회원, 취업 준비를 하는 회원, 이직 준비를 하는 회원, 잠시 쉬는 회원 등 그들은 그때마다 그들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봉사자로 함께 했다.” 203p
->이 부분은 왠지 간증처럼 읽혔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시편 37:5)”
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종교 서적이 아님에도 이러한 일에는 기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떠올랐던 부분이다.
나는 희귀질환 환아 보호자로서, ‘보호자를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다. 그래서 요즘 관련 도서나 사례를 찾아보며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아가는 중이다. 대상자에게 다가가는 마음가짐과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요령 등에서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현재)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최종 목적)
나도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기도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