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재원 Jan 18. 2021

외로움을 즐기는 미래를 위해

동료로서 꼭 함께하고 싶은 분이 있어, 군대 이후 처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그분과 일하는 것이 참 많이 기대되었거든요. 결국 모시진 못했지만 제가 큐피스트에서 사랑을 위해 일하는 이유에 대해, 모자란 필력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마 전합니다. 





외로움을 즐기는 미래를 위해, OO 님께.


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땐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경영이나 마케팅을 배운 적도 없었죠. 첫 사업에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노력을 들였던 사업을 어느 시점에 정리했습니다. 별 감정이 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창업할 땐 진정 사랑하는 것을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재창업 후 1년이 넘도록 반지하에서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사업을 포기하긴 싫었습니다. 은행 빚이 늘어날 때도요.


후에 저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그토록 힘들었는데 왜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그 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의 어린 시절 외로웠던 자아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저의 이러한 외로움이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화론에서 외로움은 우월한 존재가 가지는 감정입니다. 외로워야 함께하고 또 가족을 이루고 번식을 합니다. 그래서 인류는 항상 외로운 자들의 것이었고 앞으로 미래 역시 외로운 사람들의 것일 겁니다. 혼자가 편한 세상에서 가족을 이루고 번식을 하는 객체는 외로운 자들일테니까요.


저는 '우월하기 때문에 외로워야 한다'는 이 진화의 딜레마가 굉장히 싫습니다. 그래서 바꾸려고 합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듯 과거 인간에게 배고픔은 지독한 문제였으나 현재는 비만을 두려워합니다. 우린 배고파 죽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배고픔을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만들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저희는 이를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사람들이 만나는 방법을 포함해 결혼 제도, 주거공간, AI와의 사랑 등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창조되어야 합니다.


저는 '외로움이 통제 가능한 세상을 만들자'라는 다짐과 함께 재창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위해선 '디자인을 잘하고 개발을 잘하고 마케팅을 잘하는 정도의 조직만으론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외롭고 욕망 넘치는 최고의 동료'가 필요합니다.


OO 님을 여러번 뵈면서 OO 님이 저희와 함께 '외로움을 즐기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분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것이라 생각하며 OO 님의 '일단 한다'라는 마인드와 함께 한다면 잡스와 팀쿡처럼 진한 팀워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가끔은 성공보다 짜릿한 팀워크가 더 행복하죠) 이와 더불어 사랑과 욕망에 대해 순간순간 말씀하신 여러 단어들로 제 편견들을 깨고, 사랑과 욕망 넘치는 분임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함께라면 꽤나 즐기면서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포함해 AI와의 데이트, 더 나아가 로봇과의 사랑까지 덕업일치하며 함께하고 싶습니다.


함께하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안재원 드림.

작가의 이전글 For One Team, One Spiri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