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사랑’을 믿는다.
사람이 사랑을 믿는다는 게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아직도 사랑을 믿고, 사랑이 가진 그 힘을 믿는다.
나는 사랑받는 걸 좋아한다. 사랑받길 원한다.
사랑은 받아도, 받아도 항상 날 따듯하게 만들어준다.
생각해 봤다.
사실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사랑을 원할 줄만 알았지 그 사랑이 내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전혀 몰랐었다.
그저 사랑은 달고, 나를 빛나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땐 사랑이 얼마나 따듯한 것이고, 그 사랑을 상대에게 주는 게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사랑에 대한 가치를 몰랐었다.
그래도 사랑을 원했던 걸 보면, 사랑은 내게 먹고 입는 것처럼 본능이었나 보다.
그 후, 기나긴 시간을 지나- 법적인 ’ 성인‘으로 인정받고도 꽤 긴 시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사랑받길 원한다. 그 간질간질함이 좋다.
하지만 사랑을 ‘먼저’ 줄 줄 아는 그런 큰 마음은 아직 지니질 못 했다.
어른들의 말씀을 빌려 마음이 ‘간장종지’만 해서-
나이만 먹고, 슬프지만 몸만 나이가 들어버려서-
아직 누군가에게 먼저 사랑한다고 내 마음을 건넬 만큼 커다랗고 깊은 마음은 갖질 못 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받은 사랑에 감사할 줄 알고,
그 사랑을 나눠줄 줄 아는 사람이 되길.
그 정도는 성장한 사람이길 바란다.
나에게 사랑을 준 이들을 따듯하게 데워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나에게 따듯함을 안겨준 이들이 나에게서도 따듯함을 얻어가길 바란다.
사랑은 그런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