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법칙’은 1950년대에 활동했던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의 맥스웰 몰츠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환자를 수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팔다리를 절단하는 때도 있고, 또 손상된 얼굴을 수술할 때도 있었다. 이런 경우 물리적인 상처 치유도 치유지만,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환자가 새로운 자기 모습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몰츠 박사가 관찰하기에, 이 기간이 최소 21일이 걸렸다. 몰츠 박사는 여기서 또 다른 중요한 점도 발견했다. 바로 새로운 자기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상황을 훨씬 잘 받아들였다. 결국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위기도 잘 극복하고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시사점을 얻게 되었다. 이후 몰츠 박사는 자신의 환자들에게서 얻은 교훈을 일반인에게 전파하는 전도사가 되었다. 자기 계발에 관한 책도 써서 인기도 얻었다. 대중들 사이에는 어느새 ‘21일 법칙’이 자리를 잡았다.
그 후 습관 형성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2000년대 영국에서 이루어졌다. 영국의 필리파 랠리 교수팀은 습관 형성 과정에 관해 실험했다. 연구에 참여하겠다고 자원하는 대학원생 96명(이 중 2명은 학부생)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에게 새로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그것을 하나씩 정하게 했다. “점심 먹을 때 과일을 먹겠다.”,“아침에 팔 굽혀 펴기 50번을 하겠다.”, “아침 식사 후 생수를 한잔하겠다.” 등 이런 것들이었다. 실험 참가자들은 매일 그 행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기록하고 또 그 행동이 얼마나 자동적인 행동인지를 점검했다. 자동화되었다면 그 행동은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험은 12주 동안 계속되었다. 96명 중 14명은 중도에 탈락했다. 나머지 82명 중에서도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은 39명이었다. 반 정도가 또 탈락한 셈이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39명의 자료가 활용되었다. 이들이 자신이 정한 목표 행동을 거의 자동으로 행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날짜가 평균 66일이었다. 그렇게 해서 ‘66일 법칙’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66일 법칙’도 ‘21일 법칙’과 마찬가지로 습관 형성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평균이 66일이었는데 짧게는 18일부터 길게는 253일까지 개인 간 편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66일 법칙’은 습관 형성을 위한 반복 횟수에는 딱히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법칙이 되고 말았다.
사실 하나의 습관이 형성되려면, 상당한 반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그 반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현실은 매우 복잡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영국 교수들의 실험에서 본 그것처럼 많은 사람이 각오는 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좌절을 겪는다. 그리고 실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몰입하지 않기 때문에 습관으로 형성되는 데는 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첫 번째 관문은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생각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까? 생각을 실행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의 진척 상황을 가시화하고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나온 일화의 하나로, 캐나다 한 은행에서 23살의 젊은 주식 중개인을 고용했다. 그는 매일 고객들에게 하루에 120통 정도 전화를 걸기로 했다. 그는 클립 통을 두 개 마련했다. 한 통에는 클립 120개를 담았다. 그리고 다른 통은 빈 통이었다. 그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클립이 가득 들어 있는 통에서 한 개를 꺼내 빈 통으로 옮겼다. 클립 120개가 모두 빈 통으로 옮겨질 때까지 그는 열심히 통화를 했다. 그것이 그의 일과였다. 클립 통은 그 청년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치였으며 그는 그것을 보면서 자신을 채찍질하기도 했고, 때로는 자신을 칭찬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클립 통은 빨리 비워졌으며 여유 시간까지 생겼다. 고객과 통화하는 일이 거의 자동화된 것이다. 달력을 이용해도 좋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도 좋다. 가시화는 66일 법칙과 함께 습관 성공을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이다.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때면, 늘 포부가 컸다. 목표도 당연히 거창했다. 운동한다면 최소 1시간은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첫날은 무조건 잘 됐다. 힘들어도 불굴의 의지로 의욕 충만한 상태라 해내고도 남았다. 문제는 다음날부터였다. 살짝 1시간 운동이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둘째 날까지는 할만했다. 아직 첫날의 의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겹게 운동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내일도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했다. 셋째 날, 운동하려고 나가자니 몸이 무거웠다. 마음은 더 무거웠다. 1시간의 힘든 과정을 알기에 선뜻 운동화에 발을 넣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안 가자니 양심이 꺼려진다. 나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다. 갈팡질팡하는 사이, 오늘 운동을 못 할 합법적인 이유를 찾는 ‘나’를 보았다. ‘밖이 너무 추우니까 그냥 오늘은 쉴까?’, ‘너무 무리해서 운동하면 더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하는 자신을 합리화하는 이유를 대서 ‘그래, 오늘은 그냥 하루 쉬자.’라며 쉬운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한 번 흐름이 끊겨 버리니 매일 운동 계획은 흐지부지되고 자책만 커졌다. 의지박약, 의지 부족 등 온갖 부정적인 단어와 함께 나 자신을 비난했다.
그러나 습관에 관해 연구하게 되고 관련 책들을 보며 적어도 21일, 66일을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새롭게 시작해서 습관화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작게 시작했다. 팔 굽혀 펴기도 하루 1개씩만, 21일을 넘기면 2개, 그다음 21일을 넘기면 3개.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과 해야 할 운동이 매우 힘들지 않아서 두려움보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최근에는 달리기를 매일 하고 있다. 66일은 물론이고 100일을 넘겼으니 거의 습관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딱 10분만 달린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강의를 듣기도 하고 어느 날은 음악을 듣기도 하며 가볍게 뛴다. 속도도 내 신체 리듬에 맞게 낸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느긋하게. 부담이 적으니 달리는 것이 즐겁다. 잠깐이지만 10분만 뛰어도 땀이 뻘뻘 흐를 정도는 아니지만 몸에 땀이 난다. 작은 땀방울이지만 괜찮다. 이마에 적당히 맺힌 땀을 닦으며 달리기를 마무리한다. 집에 올라갈 때는 계단을 이용한다. 매일 9층까지 오르며 하루 운동을 끝낸다.
최소 21일을 넘기고 66일까지 반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명확한 목표 설정해야 한다. 단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둘째,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습관 형성의 핵심은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21일 동안 매일 5분 만이라도 책을 읽거나, 2km씩 걸어보는 식으로 시작하면 좋다. 셋째, 매일 같은 시간에 반복하기 습관은 꾸준함을 만들 수 있다. 같은 시간에 반복하면 뇌도 해당 행동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7시에 명상을 한다면 그 시간에 자동으로 행동이 이어지게 된다. 넷째. 시각화와 체크리스트 활용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시각화하고, 매일의 성과를 기록한다. 달력을 활용하거나 습관 추적 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시각적으로 성취를 확인하면 동기부여가 더 강해진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1일 동안 꾸준히 실천하려고 해도 중간에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완벽함보다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반복하면 된다.
여기에 21일 법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더하다면, 보상 시스템 도입하면 좋다. 작은 성공에도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7일 동안 목표를 달성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자신을 격려하는 것이다. 둘째,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를 생활화한다.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목표를 공유하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셋째, 부정적인 생각 제거하는 것이다.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때 가장 큰 적은 자기 회의이다. “나는 못할 거야.”라는 생각 대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 떠올려보자. 21일 동안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꾸준함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분명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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