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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절실함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방법

by 초등교사 윤수정

모두가 성공적인 삶을 원하지만 어떤 이들만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한 사람도 특별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는 분명히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어떻게 그런 삶을 살아가게 되었을까?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특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혹시 당신은 만족스럽지도, 그렇다고 아주 불만족스럽지도 않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평범한 이들의 대부분의 삶이 그러하다. 이루고픈 꿈은 없지만 막연하게 잘 살고 싶은 당신에게 절실함이 필요하다. 원하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매달려본 적이 있는가? 거창한 목적이 없이도,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며 사는 것을 인생의 지혜로 여기는 것이 대세 같지만, 이는 어쩌면 두려움이 넘쳐나는 세상을 버티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발버둥일지도 모른다. ‘절실함을 통해 꿈을 이룬다’라는 단순한 원칙은 수천 년 전만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통한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이 절실함의 마법은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할 비법이다. 냉혹한 조직 세계에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직장인도 꼭 기억해야 할 성공 법칙이다. 실리콘밸리에서부터 시작된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시스템을 뚫으려는 해커와 같이 어떻게 해서든 성장을 이루려는 의지와 추진력을 갖추는 것을 뜻한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성공 DNA이다. 이런 사람들은 무서운 실행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지니고 성공의 길을 찾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그 꿈을 그대로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과정에서 더욱 성숙해지고 강해져 어쩌면 처음보다 더 큰 꿈을 이루게 될 수도 있다. 두려움 가득한 이 사회에서 자기만의 꿈을 찾고 절실하게 매달리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절실함과 일맥상통하는 말이 있다. “궁하면 통한다.” 할리우드 컨셉 디자이너인 스티브 정이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만나게 하라』에서 그의 성공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핍이 나를 열정적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너무 가난해 제약이 많았고 기회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 몸에서 ‘해보고 싶다’, ‘이루고 싶다’라는 간절함이 넘쳐났다. 결핍이야말로 성장을 가져다주는 가장 센 동력이다.” 과거엔 헝그리 정신이란 말이 있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과 딸로 태어나 가난을 더는 다음 대까지 물려주지 않겠다는 절실함으로 맨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성공 스토리도 많았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육상 챔피언이 된 사람도 있고 온갖 잡일을 하며 수백 번의 오디션 낙방 끝에 지금은 스타가 된 사람들도 있다. 공자도 논어(論語)에서 “군자는 힘들고 궁한 상황에서 위대한 답을 찾아낸다”라고 하며 군자고궁(君子固窮)이란 말을 했다. 또 주역에서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즉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영원할 것”이라 했다. 바로 절실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손자병법 구지(九地)편에는 무기나 군수물자가 아니라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감이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분주파부(焚舟破釜)’라는 말이 나온다. 배(舟)를 불태우고(焚), 솥(釜)을 깨트린다(破)는 뜻인 ‘분주파부’는 전투에 지면 타고 돌아갈 배도 없고 이제는 밥을 해 먹을 솥도 없는 절실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병사들은 오로지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같은 손자병법 구지편에 ‘등고거제(登高去梯)’란 말도 나온다. 전투 날짜가 결정되면 마치 높은 곳(高)에 올려놓고(登) 사다리(梯)를 치우듯이(去)해야 절실함 속으로 자신을 던져 이번 전쟁에 지면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불굴의 정신력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생존 경영연구소장으로서 세렝게티의 생존 경영을 설파하고 있는 서광원 소장은 그의 저서 『사장의 자격』에서 사자와 가젤의 이야기를 통해 절실함의 중요성을 얘기한 바가 있다. 사자와 가젤은 거의 같은 속도(시속 80km)로 달릴 수 있으므로 사자가 그 간격을 좁히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사자는 500m 이상을 전력 질주하면 몸에 열이 올라 죽을 수도 있어서 500m 이내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서 가젤이 실수해 넘어지거나 가젤이 방심한 틈을 노려 기습공격을 하거나 여러 마리의 사자가 협공하지 않으면 사자는 튼실한 가젤을 잡기가 쉽지 않다. 사자와 가젤이 전력 질주를 하는 500m는 양쪽 모두 고통스러운 상태이다. 이때는 누가 한 번 더 힘을 내는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는데 한 끼 식사를 위해 달리는 사자와 목숨을 걸고 절실하게 달려야 하는 가젤의 차이, 바로 이 차이가 사자의 사냥 성공률을 20%대에 머물게 만드는 주된 이유이다. 하지만 사자의 승률이 높아질 때가 있는데, 바로 연속되는 사냥 실패로 굶어 죽을 지경이 될 때이다. 사자는 목숨을 걸고 뛰어 가젤을 잡고야 만다. 절실함이 승부를 바꿔 놓은 것이다. 요즘처럼 다들 실력이 비슷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차별화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은 어쩌면 사자와 가젤이 500m에서 겪어야 하는 고통스러운 전력 질주와도 같다. 벼랑 끝에 자신을 내밀듯이 절실한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하면 가젤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내 인생에서 가장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였다. 도무지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긴 터널에 갇혀 버린 것만 같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그때의 막막함이란 도무지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종종 식은땀이 났고 답답하고 힘들었다. 연일 밤을 새워가며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새벽에는 그 힘든 마음을 가누지 못해 집 앞 성당에 가서 앉아있곤 했다. 너무 멀리 와 다시 뒤돌아 돌아갈 수도 없고, 끝내자니 내 맘대로 잘되지 않았다. 일이 년을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벼랑 끝, 절벽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에게 말했다. ‘이 일을 해내지 못하면 마음 편히 눈 감지 못할 거야. 무조건 해보자. 죽기 살기로 매달려보자.’ 절실함으로 무장한 그날부터 더는 후퇴는 없다는 생각으로 밀고 나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 일의 끝이 보였다. 새벽 미사의 힘 때문인지 하루하루, 매일매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덕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난한 그 일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해 12월에 논문 최종 심사를 통과하고 꿈에 그리던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졸업을 했다.


맹자(孟子)는 “천장강대임어사인야(天將降大任於斯人也)”란 말을 했다. 이 말은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고통스럽게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듯 육체적 고통을 당하게 하며, 배고프고 가난에 처하게도 하고, 하는 일마다 순조롭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해 마음에 고난을 극복하고 인내를 키우며 장차 큰일을 하게끔 단련시킨다. 결국, 숱한 고난과 역경을 통해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내고 어떤 사명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절실함이 요즘 세대와는 걸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 절실하지 않은데 어떻게 절실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물론 지나친 경쟁으로 오로지 성공에만 매달린다면, 스트레스를 받고 집중력과 평정심을 잃어 오히려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절실함은 경쟁에 관한 것이 아니다. 절실함은 돈과 명예, 출세에 관한 것도 아니다. 절실함은 꿈과 비전에 관한 것이다. 성취감에 대한 것이다. 동물이 현재의 생존을 위해 절실했고, 50~60대 기성세대들이 먹고살기 위해 절실했다면, 21세기를 사는 청년들 역시 꿈을 위해 절실해야 한다. 결국 그 절실함이 열정이 되어 꿈을 향해 뛰어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나의 열정의 대상은 경쟁상대도 아니고, 출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미래에 그려지는 ‘나’ 자신이다. 어제의 내가 현재 나의 발목을 붙잡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일신우일신(日新又日 新), 어제보다 매일 새로워져서 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한 열정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이다.

“언제까지 힘들다고 변명만 할 것인가? 위로만 받을 것인가? 죽자고 하면 반드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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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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