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곧 성공이다.”
이것은 내 인생의 좌우명이다. 마흔에 늦둥이 막내를 낳은 후, 나는 많은 것을 포기했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바엔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무렵, 나는 문득 내 삶에서 방향도, 목표도, 희망도 잃은 자신을 마주했다. 정체되어 버린 시간들이 너무나 아쉬웠다. ‘그때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그 생각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욕심을 내려놓고 단 한 걸음씩이라도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인생 최대의 과업인 육아를 하면서도, 나 자신을 완전히 놓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 후회는 내 삶에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포기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디까지 와 있었을까?” 과거는 돌이킬 수 없기에, 이제는 오늘 하루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후회는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가장 강력한 교훈이 되었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그날의 후회를 떠올린다. 느려도 괜찮다. 때로는 둘러 가도 좋다. 단지 멈추지 않기만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한다. 터널의 끝이 있듯이, 길에는 끝이 있다.
작년 10월부터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몸을 움직이자는 생각이었지만, 곧 달리기는 내 삶에 ‘꾸준함의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행위가 되었다. 나는 빨리 달리지 않는다. 주중에는 아파트 주변을, 주말에는 동네 천변을 느릿한 속도로 달린다. 놀라운 것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성이었다. 멈추지 않고 달리기만 해도, 나는 목표지점에 도착한다. 앞서 걷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따라잡는다. 돌아오는 길에도 마찬가지다. ‘언제 도착하지?’ 싶은 마음이 들 때, 그냥 한 걸음씩 내디디면 된다. 그럼 어느새 다시 출발점에 되돌아와 있다. 그 경험은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그래, 멈추지만 않으면, 결국 도착하는 거야. 느려도 괜찮아. 포기하지 않으면 돼.”
내게 또 하나의 확신을 준 책이 있다. 바로, 피터 드러커의『피터 드러커의 수첩』이다. 드러커는 경영학의 아버지이자, 자기 경영의 대가였다. 그의 비결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강력했다. “중요한 일을 매일같이, 꾸준히 실천하는 것.” 그는 자신만의 수첩 관리법으로 평생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살았다. 그 방식은 다음과 같다. 수첩 한 면을 사 등분한다. 드러커는 페이지에 가로 한 줄, 세로 한 줄을 그어 네 구역을 만든다. 각 구역에는 하루 동안 해야 할 중요한 일을 적는다. 매일 반복할 일 2~3가지는 고정한다. 예를 들어 책 읽기, 독서하기처럼 내 삶에서 꼭 실천해야 할 2~3가지를 정했다. 그리고 매일 실천했다. 나머지 1~2개는 그날의 일정에 맞춘 유동적인 계획이다. 예를 들면, 회의 준비, 특정 강의안 작성, 자녀 상담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고정과 유동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가장 아래에는 “오늘 내가 잘한 점”을 적는다. 그는 자기 자신을 단점보다 강점에 집중시키며, 자기 효능감을 유지했다. “나는 오늘 어떤 부분에서 잘했는가?”를 매일 기록하며, 자신을 지치지 않게 했다. 이 방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의 삶에서 엄청난 결과를 끌어냈다. 결국 하루하루 쌓이는 작은 반복이 큰 변화를 만들었다.
드러커는 30권이 넘는 책을 집필했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꾸준히 탐구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자기 성장을 이끄는 사람”이자, 죽는 순간까지 학습을 멈추지 않았던 진정한 지식 노동자였다. 그의 삶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한 번에 해내려는 마음은 욕심이 아니라, 과한 욕망일 수 있다는 것을. 그 욕망은 불나방처럼 자신을 태워버릴 수도 있음을.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지치지 않을 만큼의 계획을 세우고, 매일 조금씩 해내는 것.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 바로 그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꾸준함이 핵심이다.
꾸준함으로 인생을 바꾼 또 다른 인물이 있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극심한 빈곤과 우울증 속에서도 매일 카페에서 원고를 써 내려갔다. 무려 12곳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는 전 세계 5억 부 이상 책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또한, 스티븐 킹은 청소부로 일하면서 하루 2천 자씩 글을 썼다. 첫 소설『캐리』 원고를 아내가 쓰레기통에서 주워 읽고 감탄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대로 꿈을 접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매일 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지금은 수십 권의 책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작가가 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매일, 작지만 끊임없이 실천했다는 것이다.
『라틴어 수업』의 문장이 자꾸 떠오른다. “길 위에 머무르지 말자.” 누구나 자기 길 위에 서 있다. 걷는 사람도 있고, 주저앉은 사람도 있다. 심지어 거꾸로 걷는 사람도 있다. 그 길의 끝에 도달하느냐, 중간에 머무느냐를 결정짓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꾸준함’이다. 더디 가도 괜찮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단지 멈추지만 말자.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는 단 한 걸음만 더 내디뎌보자. 그 한 걸음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수도 있다. 한동일 교수는 이 문장을 통해 “꾸준함은 결국 인생을 완성하는 힘”임을 전한다. 학문도, 언어도, 관계도, 삶도 모두 매일의 작은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는 로마제국이 천 년을 이어온 비결도, 라틴어가 유럽 문화와 학문을 지탱해 온 근간도 ‘한 번에 크게’가 아니라 ‘조금씩, 그러나 절대 멈추지 않고 쌓아 올린 시간’에 있다고 말한다.
내가 꾸준함을 지키는 비법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작고 명확한 목표 세우기’이다. 예전에 나는 건강을 위해 무작정 1시간씩 운동하려 했지만 금세 포기했다. 그래서 지금은 매일 아침 10분 걷기부터 시작한다. 짧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하니 습관이 되었고, 어느새 30분, 1시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부담 없는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내 꾸준함의 출발점이다. 하루 10분 전략으로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나는 어느새 책, 두 권을 세상에 내놓은 출간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는 ‘매일 실천한 것을 기록하는 습관’이다. 나는 저녁마다 노트에 오늘 한 일을 적고, 잘한 점을 한 가지씩 꼭 적는다. 처음엔 부끄럽고 별것 아닌 것 같았지만, 하루하루 내 강점을 발견하고 칭찬하는 과정이 의외로 큰 힘이 되었다.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자기 관리’와도 같은 맥락이다. 이 기록 덕분에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고,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비법은 ‘유연한 태도 유지하기’다. 가끔 몸이 아프거나 바쁜 날은 목표를 지키지 못할 때도 있다. 예전 같으면 자책하고 포기했지만, 이제는 그냥 “오늘은 쉬자.”라고 마음을 다독인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시작한다.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니까. 어제 못했어도 낙담하거나 나 자신을 질책하지 않는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나는 계속할 테니까. 이렇게 또 꾸준함의 의미를 되새기며,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내 마음속에서 계속 확인한다. 이 세 가지 방법이 내 꾸준함의 비결이자, 지금의 나를 만든 힘이다.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느려도 괜찮아. 멈추지 않으면 반드시 도착한다.” 삶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마라톤이다. 끝까지 완주하는 사람은 꾸준히 하는 사람이다. 꾸준히 하는 사람은 결국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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