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로 돌아오는 이유
유목생활 끝에 다시 돌아온 브런치 월드
디지털 세상은 거대한 초원이다. 수많은 디지털 유목민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여기 해당된다. 나모 웹 에디터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다음 카페에서 카페를 만들다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했다. 이글루스나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등등으로 떠돌면서 한편으론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섭렵했다.
몽골의 초원 @libershot물론 브런치가 생기자마자 브런치도 시작하고 작가 등록도 했다. 당시엔 이용자가 별로 없었던 까닭인지 작가도 금방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진득하게 있지 못하고 금세 브런치를 떠나게 되었다. 작가가 된 것과 같은 이유였다. 사용자가 없다 보니 독백만 늘어놓는 것 같았다. 댓글도 없는 고립무원의 브런치 세상에선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워낙 초창기다 보니 책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요원한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그러고 세월이 흘렀다. 서브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돌아보았다. 호흡도 짧고 소모적인 글이 많았다. 서브로 남겨둔 블로그라 그런지도 모르지만 수명이 짧은 글이 수두룩했다. 허탈감이 몰려왔다. 개수가 많으면 뭘 하나. 남은 것이 없는데.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은 이게 아닌데 싶었다. 애드센스 수입도 좋고, 댓글놀이 친목도모도 좋지만 휘발하지 않고 뭔가 남는 글을 쓰고 싶어 졌다. 풀을 찾아다니는 방랑생활을 이제 그만 접고 터가 작아도 좋으니 정착이 하고 싶어졌다.
남는 글을 쓸 수 있는 곳, 작아도 정착이 가능한 곳을 찾다 다시 브런치로 돌아왔다. 이젠 작가 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작가가 되는 것이 대수냐 싶지만, 작가가 되어야 글을 발행할 수 있으니 브런치 활동을 하려면 꼭 작가가 되어야 하는 셈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브런치 알림이 떴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한다. 글 발행에 앞서 프로필에 작가 소개를 추가해야 한다. 작가 소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돌아온 브런치,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본다.
몽골 초원 이미지 : GREEN STEPPE IN MONGOLIA - FREE IMAGE FOR COMMERCIAL USE https://libreshot.com/green-steppe-in-mongoli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