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브런치 작가 도전, 다시 나를 쓰기로 했다.

반쪽짜리 사진일기를 벗어나 진짜 나를 담는 공간, 브런치스토리

by 이안 영 Ian Young

삼수생, 삼고초려, 삼세판


브런치 작가를 지원한 세 번째 만에 합격 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본 ‘합격’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번에는 제대로 정성을 담은 지원서가 통했다는 기쁨 때문이었을까. 회사에 출근하던 날이었는데,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익명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누구에게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회사 동료들에게는 요즘 삶이 꽤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랬더니 동료가 내 얄팍한 기쁨을 농담처럼 비웃으며, 어제 팀 테이블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던 사람이 누구였냐고 했다.


맞다, 나는 참 단순한 인간이다.

브런치 작가 합격이 뭐라고 이렇게 들떴을까. 아마 회사 생활처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드러내며 나의 글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전의 브런치 작가 지원서를 떠올려보면, 그때는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글 계획이 많았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보다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 당시 나는 대학생이자 인턴이었고, 안정적인 소재로 글을 쓰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조차 몰랐다. 이번 지원서는 달랐다.


세 번째로 작성한 이번 자기소개와 글 계획에는 온전히 ‘나’를 담았다.


(자기소개) 열등감과 자신감 사이, 난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애썼다. 어린 시절, 특별한 재능과 뛰어난 성적도 없던 내가 쉽게 칭찬받을 수 있던 방법은 독서였다. 자연스레 독후감과 글짓기 대회를 위해 시작된 글쓰기는 어중간한 수상경력 속에서도 내 나름의 자신감이었다. 자기소개서와 지원서로 계속된 글쓰기는 대학 시절 20여 개의 대외활동과 인턴 그리고 취업으로 이어졌다. 20살부터 시작해 10년이 넘게 해온 블로그 대신, 이제는 더 솔직해 질 수 있는 공간에서 3년차 직장인이 된 나의 경험과 생각이 책이되는 순간을 만들고 싶어졌다.


(글 계획) “우리 회사 이야기를 누가 시트콤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동료들과의 대화 끝에서 늘 했던 말이다. MZ세대의 딱 중간에 끼인 나는 선배들과 상사와의 대화에서는 엠지(MZ)같다는 소리를 듣고,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또 꼰대가 되는 기분이었다. 입사 3년 차, 조직에서 이제는 골반정도 되는 위치의 그 어중간한 시선 속 회사 이야기를 에피소드 중심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부서 특성상, 잦은 해외출장, 외국 파트너, 외부인물과의 경험도 함께 담고자 한다. 익숙한 듯 낯선 너와 나의 이야기 함께 공존하는 글을 써볼 계획이다


솔직하게 드러낸 나의 열등감, 자신감, 원동력, 그리고 지금의 회사생활까지. 나는 20살 때부터 블로그를 해오며 나의 경험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직장인이 된 지금, 블로그는 내 글을 보여주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솔직한 생각을 남기기엔 너무 좁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내가 이곳(브런치)에 쓰려는 글들이 떳떳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검열을 해야만 했고, 누군가가 이 글을 본인라고 특정할까 봐 걱정됐다. 그렇게 블로그는 어느새 반쪽짜리 사진 일기가 되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내 글을 올리고 싶었다.


쓰고 싶은 이야기들은 항상 많았다. 회사에서의 에피소드뿐 아니라,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도 나누고 싶었다. ‘조용한 관종’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했다. 나는 조용한 관종일까. 사실 나는 조용하지도, 관종도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히 무관심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애매하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은근히 티 내며 ‘관심 주세요’ 하는 종자인 것 같다.


나는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늘 궁금하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그렇다면 나는 관심종자가 아니라 ‘오지라퍼’일까. 브런치 작가 지원서에 썼던 것처럼, 나는 ‘나와 너의 이야기’가 함께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나를 위한 글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글을 쓰고 싶다. 아직 브런치의 기능을 잘 모르지만, 댓글 기능이 있다면 악플도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답글을 달겠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왜 악플을 다는지 평소에 정말 궁금했으니까.


기본적으로는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지원 당시의 나, 1년 차, 2년 차, 3년 차를 거쳐 현재 4년 차를 향해 달리고 있는, M과 Z 사이를 오가는 애매한 ‘MZ’이자 ‘젊 꼰(젊은 꼰대)’로서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다.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내 글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이안 영 Ian Young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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