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쯤의 일이다. 언니와 나에게 똑같이 생긴 물건이 있었다. 정확히 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내 물건을 가져와 마당의 돌 위에 놓아두었다.
그런데 나중에 언니가 그 물건을 보더니 자기 것이라고 했다. 방에서 내 것을 들고 나왔으니 나는 그게 내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니는 믿지 않았다.
물건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다툼이 커졌고, 급기야 언니가 내 뺨을 때렸다. 누군가에게 뺨을 맞아 본 유일한 기억이다.
그때 언니와 둘만 있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하필 그날 먼 친척 언니 동생들이 놀러 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언니에게 뺨을 맞은 기억.
수치스러웠고 억울했고 답답했다.
그래서 울었나? 운 기억은 없다.
황당하고 억울해서 그냥 그대로 있었던 것 같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왜 때리냐고 달려들거나 소리 지르거나 항의하지도 않고.
나중에 언니가 집 안에서 자기 물건을 찾았다. 그래서 오해는 풀렸다.
그러나 내 마음은.......?
정말 미안하다고, 오해였다고,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언니가 진심을 다해 사과했던가?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기억엔 없다.
억울했던 내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고 달래준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으니까.
얼마 전부터 '힐링 스쿨'을 시작했다.
나를 상담하는 힐러와 두 번의 세션 시간을 가졌다. 두 번의 세션 후 힐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는데 오늘 내가 한 말 중에 '사과 요청'이 있었다.
다음 세션 때 내가 당신에게 듣고 싶은 말은 진심을 담은 사과라고.
아빠에게 쌓인 불만을 어린 내 앞에서 이야기하던 엄마. 엄마에게 듣고 싶었던 말도 사과였다.
"그때 어린 너에게 그런 이야기 해서 미안해"
내가 왜 이리 "사과"에 집착하는가 돌아보다가 언니에게 뺨 맞은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 못한 욕을 이제라도 해 볼까?
야 이, #&#×*×(~(=(#&~&×(×):×&÷;"#÷%*&/÷=÷%÷/&₩%&""#÷/**&/=**=%*
이 글을 읽고, 언니가 어린 시절의 그 사건에 대해 마음을 다해 사과할지는 모르겠다.
언니는 언니고, 나는 내 마음을 어찌해야 할까?
그때의 상처가 아직 다 아물지 않은 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