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감정이 최소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하루에도 여러 번 든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에 전화를 하시거나 지역정신건강센터 혹은 학교 내 심리상담센터에 방문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제 우울했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현재 힘겨운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에게 이겨낼 수 있는 근거가 되어드리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힘들었던 저도 이겨냈으니 적절한 도움과 조치가 있으면 훨씬 건강한 생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우울증을 진단받은 직후인 20년도 10월부터 지역 심리상담센터에서 한 번, 21년도 4월부터 학교 심리상담센터에서 한 번 심리상담을 받았었다. 지역 센터에서는 10회기, 학교 센터에서는 20회기 동안 진행했었고 그 두 번의 상담으로 내 마음건강은 굉장히 좋아졌다.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혹은 받고 나서 내가 느끼고 알게 된 사실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가장 의외였던 것은 상담의 방식이었다. 그전까지 내가 떠올렸던 상담의 이미지는 내가 힘들었던 일들을 얘기하면 상담사는 '힘들었겠군요' 하면서 공감해주고 응원해주는, 표현하자면 내담자를 토닥토닥해주는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의 상담 모두 내 경험과 그 경험에서 느꼈던 감정, 들었던 생각, 내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각하고 있었던 생각들을 이끌어내는 탐색의 시간이었다.
어떤 것 때문에 힘들었는지, 그게 왜 힘들었고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를 계속해서 얘기하게 됐고 그러면서 가끔 내가 '저는 그 사람이 나쁜 것 같아요', '그 사람은 정말 이기적인 것 같아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상담사들은 맞장구를 쳐준다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면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처음에는 '왜 내 말에 공감해주지 않지?' 하면서 당황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과 사실은 다를 수 있고, 중요한 건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서의 마음이었기 때문에 그러셨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상담사들은 굳이 나누자면 감정적으로 공감한다기보다는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관찰하시는 느낌이었다. 차갑고 딱딱하다는 게 아니라 내 말을 들었을 때 내 말투, 버릇, 또는 내 비언어적 표현 등을 관찰해서 나를 이해하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그 덕분에 내가 더 솔직해질 수 있었던 것도 분명히 있었다.
대신 꼭 하고 싶은 말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싶은 일이 있으면 상담센터에 가보라'는 것이다. 상담센터에서는 굉장히 많은 것들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흔한 이성관계나 진로부터 인간관계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상담받을 수 있다. 나야 우울증 진단을 받았었고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깊은 상담이 필요했지만 가벼운 목적으로도 맘 편히 찾아갔으면 좋겠다.
또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상담이 상담사가 나에 대해서 분석한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이었다. 첫 상담 때 정확히 기억나는 멘트가 "OO님(내 이름), 이 상담에서 제가 OO님을 찾게 되면 이 상담은 실패한 거예요. 저는 OO님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동행하는 사람일 뿐이에요."라고 하셨었다. 나를 분석해서 알려달라고 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실제로 나는 상담을 통해서 나에 대해 정확하게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니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상담사가 나를 이상하게 볼 거야'라든지 '내 그대로를 얘기하면 상담사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야'라면서 단정 짓지 않길 바란다.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과 배워야 하는 지식은 꽤나 정교하기 때문에 깊은 내면을 마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든 상담사가 잘 맞는다고는 할 수 없다. 상담사도 사람인지라 잘 아는 분야가 있고 아닌 분야가 있다. 그리고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상담사도 있다. 그러니 상담을 몇 회기 진행하다가 자신과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면 편하게 다른 상담사와 상담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해도 된다.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상담사는 도움이 되기 위해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아서 그런 말을 듣는다고 상처를 입지 않는다. 내 마음건강에 대해서는 이기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내 글을 통해 용기를 내어 더 건강한 마음을 얻기를 바란다.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강하신 분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따스함을 나눠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울을 공유하다' 매거진을 써봤다. 틀린 정보가 있거나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