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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Nov 28. 2022

그렇게 아이를 못 믿으시나요

아이의 잠재력을 갖다 버리는 제일 좋은 방법이란

학원 알바를 하거나 과외를 하다 보면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내가 알바를 했던 학원은 스파르타식이거나 고득점을 위한 학원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강하게 혼내거나 잡아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학부모님들이 학원에 보낸 이상 아이들을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점수도 높게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해야 했기 때문에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선생님들은 답답해하시기도 하고 화를 내시기도 했다. 부모님들 중에서도 몇몇 분들은 자신의 아이가 집에 있으면 공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학원에 꼭 보내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 분들에게 내색하거나 제목과 같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내 속에서는 참 답답했다. 아이들이 왜 공부하고 싶어 하지 않는지는 생각하지 않으시고 공부하지 않는 '행동'만 보고 아이들을 판단하시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꾸준히 외치고 있는 '존중'이라는 개념은 나이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초, 중, 고등학생들한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시면서 화를 내시고 답답해하시는 분들한테 물어보고 싶다. '아이들이 정말 공부가 싫어서 안 하는 걸까요?'라고.


만약 아이들이 공부 자체가 싫고 아무것도 배우고 싶지 않거나 발전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놀게 두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아이들은 항상 행복하고 기쁠 것이다. 하지만 장담하건데 공부하기 싫다고 피하는 아이들 중에 마음이 편한 아이들은 없다.


아이들도 친구들을 보면서, 어른들을 보면서, 인터넷을 보면서 자신보다 능력있는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게 된다. 여기서 '자신보다 능력있다'는 말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잘하거나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줄 안다'는 뜻으로 해석해주길 바란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아이들은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 그 이유는 멋있어 보여서일 수도 있고 인기가 많을 것 같아서일 수도 있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어보이거나 재밌을 것 같아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연습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가 옆에서 얘기해주지 않아도 안다. 아이들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격려한다면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믿고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고 도전할 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면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흥미는 사소해보일지 모르지만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공부의 '이유'는 정말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에 글을 쓴 것처럼 무엇을 배우고 싶어서 공부하고 경험한 것은 의도와는 다르더라도 어디에선가는 분명히 쓰이고 그 경험의 질이 높을수록 그 유용함은 훨씬 높을 것이다.


아무리 아이들이 어리다고 해도 생각이 없고 그저 놀고만 싶어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공부의 이유를 찾아주고,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학교 공부도 필요하며 학교 과목마다 어떤 능력을 키워주는지 잘 설명해준다면 강압적인 공부 분위기가 없더라도 알아서 필요한 것을 찾아서 해낼 것이다.


아이들을 보면서 걱정하시는 분들을 보면 난 속으로 '어떻게 남인 나보다 자식을 더 못 믿으시지?' 하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의 잠재력과 재능을 제대로 계발시켜주기는커녕 학교 공부나 잘하고 점수나 잘 받아오길 바라시는 걸 보면 아이들 망치는 제일 좋은 방법을 사용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믿어주는 만큼 쑥쑥 성장한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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