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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길 Aug 02. 2018

<큰 배낭 메고>오키나와 1

낭만트레커 브랜든 in 자마미

도전하는 삶은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나를 이끌어 준다. 여행을 통해 깨달았다. 일상이 무료해지는 날,  마음을 채우기 위해 혼자 떠나기로 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백패킹’ 격하게 신비로운 빛, ‘푸른 자유’가 있는 오키나와 여정 속으로 들어갔다.


쪽빛 하늘 옥빛 바다 ‘오키나와’
오키나와는 섬이다. 일본 큐슈 남단으로 약 685km 떨어진 57개의 섬, 섬 속의 섬! 섬 여행은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움 만끽하고 싶은 여행자의 마음과 닮았다. 사람들이 오키나와를 남부, 중부, 북부 지역으로 나눴다면, 자연은 오키나와를 쪽빛 하늘, 옥빛 바다, 초록빛 숲으로 나눴다. 섬 여행의 가장 큰 매력, ‘푸른 자유’가 아닐까? 오키나와 자연을 따라 캠핑을 떠났다

자마미섬으로 가는 교통편은 쾌속선과 페리 두가지다.


섬 속의 작은 섬 '자마미'

자마미 섬 항구에는 아이들이 잡은 머리통이 수박만 한 문어를 땅바닥에 팽개치고 자기들끼리 “#?!^#%%# %~~/@^떠들어댔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문어를 보는 사람들의 저마다 웅성거리는 소리는 잠자던 자마미 섬이 깨는 듯 요란했다. 캠프장이 있는 아하 비치로 가는 버스에는 일본 사람은 없었다. 모두 외국인이었다. 아하 비치까지 1km 굽이굽이 해안 길을 달렸다.
오키나와에서 첫 번째 캠핑이다. 아마 비치 캠프장, 열대 나무 수풀 사이 작은 텐트는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나무 그늘에 후다닥 텐트를 쳤다. 파란 하늘, 시원한 나무 그늘 사이에 캠핑 의자를 펴고 앉았다. 코 속을 스치는 맑은 공기는 서울에서 미세먼지로 찌든 폐 속까지 깨끗하게 씻겨주는 느낌이었다.

아마 비치 캠프장

 자전거 섬 여행

오르막을 숨가쁘달렸다. 내리을 신나게 달렸다. 마을에 도착했다. 하나뿐인 슈퍼마켓에서 아까 낮에 텐트 치는 것을 도와준 히말라야 네팔 사람들을 만났다. 산악 사람들에게 텐트 치는 것을 돕다니! 아이러니했다. 물론 그들이 히말라야 등반 가이드로 유명한 셀파족은 아니다. 도와줘서 고맙다며 저녁 식사를 초대했다. 흔쾌히 응했다. 사실은 내가 더 고마웠다. 초대받지 않았다면 저녁 식사 친구를 찾아 이 텐트 저 텐트를 기웃거렸을 터였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 페달을 힘껏 저었다. 이웃 텐트 가족이 도로 옆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갑자기 여자아이가 나를 불러 세웠다. 잡은 물고기를 보이며 조잘조잘 자랑을 했다. 꽤 큰 물고기를 여럿 잡았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로 캠핑 여행을 왔다고 했다. 원래 집은 미국 오하이오였다.
자마미 섬은 바닷길과 산길을 고루 가졌다. 해안 도로를 지나서 숲 속 오르막을 헐떡이며 올랐다. 이나카키 전망대에는 먼 바다의 푸르름과 가까운 숲의 울창함이 한눈에 들어왔다. 스치는 바람에 가슴이 탁 트였다. 자마미 섬 자전거 타기는 여행 속의 또 다른 작은 여행이었다.

 

자마미 섬의 대표 아마비치와 후루자마미 비치

                                                                                                                                                                            나마스떼 친구들

오키나와에서 히말라야 사람들 텐트 치는 것을 도와주고 초대받은 저녁 식사. 그들은 네팔에서 돈을 벌려고 오키나와로 왔다고 했다. 서울은 돈이 많이 들 오키나와를 택했다고 했다. 네팔에 돌아가면 젊은 날의 오키나와를 추억하기 위 여행을 한다고 했다. 텐트, 침낭, 바비큐 장비 등을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빌리자면 적은 돈이 아니다. 그들은 추억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열정, 돈을  행복해했다. 모두 20대였다.
밤새워 마시자는 말과 달리 한 명씩 텐트로 사라졌다. 새벽 두 시쯤 나도 밤하늘을 뒤로하고 텐트로 돌아왔다. 8명 모두에게 내 SNS 주소를 알려줬지만, 현재까지 연락이 없다. 그들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네팔에 가게 된다면 꼭 만나기로 했는데, 신세를 갚을 수 있을까? 지금도 나는 연락을 기다린다

네팔 친구들과의 저녁 한 때

                                                                                                         

해안도로 트레킹
배낭은 무거웠지만, 돌아가는 길은 항구까지 버스를 타는 대신 걷기로 했다. 햇볕이 따사로운 1.5km의 해안 도로는 걷기에 좋았다. 바다를 따라 구불구불한 해안 도로에는 차도 사람도 없다. 도로를 공짜로 전세 냈다. 도로 양쪽 끝을 지그재그로 걸어도 보고, 도로 한 복판에서 뒷걸음질도 하며 자유롭게 걸었다. 셀프 사진도 열심히 찍어댔다. 어제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은 설렘이 있었다. 자전거를 탔던 길은 여유로움이 있었다. 지금 항구로 돌아가기 위해 걷는 길에는 여운이 남는다. 항구에는 관광객들이 고래 관광을 위해 설명을 듣고 있다. 기다리던 페리가 들어왔고, 새로운 관광객들이 페리에서 웅성웅성 내렸다. 또 다른 여행이,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해안도로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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