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동안 사귀면서 한 번도 안 싸웠다고?

연인 대화법을 터득하다.

by 이빛



나는 지금 1,0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연애를 하고 있다.


3년이 훌쩍 넘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그 시간 동안 연애를 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다. 그 일화들을 하나씩 글로 써 내려가 보려고 한다.


나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한다는 점이 어쩌면 조금 부끄럽고 낯간지럽지만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솔직하게 적어보았다.





연인이 싸우는 이유는 굉장히 많다.

연락 문제, 다른 이성의 문제, 돈 문제, 성격 문제 등등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연락 문제이다.



내 남자 친구는 평소 연락을 매우 잘하는 편이다.

아침인사부터 하루의 마무리를 짓는 굿나잇인사까지

연락에 소홀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편이다.

그래서 1000일 동안 크게 싸운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연애 초기 때, 내가 화를 낼뻔한 적이 한 번 있었다.


그때는 남자 친구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였다.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재미있게 놀고 너무 늦게 들어가지만 말고 집에 도착해서 연락 한 통만 남겨달라고 했다.

우리는 충분히 서로의 시간을 이해해주고 존중해주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로가 친구들을 만나거나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는 연락을 자제하고 서로의 시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나'의 일을 하며 '나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 날만큼은 달랐다.

아직 사귄 지 1년도 되지 않아서였을까

평소 자주 술자리를 갖지 않는 남자 친구가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신이 났기 때문이었을까


새벽까지 집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더 지난 늦은 새벽 즈음,

집에 도착한 후 바로 잠들어서 연락이 늦었다고 미안하다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나는 순간 화를 낼까 싶었다가 꾹 참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서로 다투지 않고

남자 친구와 앞으로의 연애 방향을 더 맞춰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 숙취해소제 ' 였다.

화가 났는데 숙취해소제?


그렇다.

만약 내가 여기서 왜 연락을 늦게 했냐고 걱정했다고

다음부터는 친구들이랑 그렇게 늦게까지 놀지 말라고

그 친구들을 싫어하고 화를 낸다면

남자 친구는 당장은 엄청 미안해하고 사과할 것이다.

하지만 향후 다른 친구들을 만나거나 술자리가 있을 때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걱정하고 싫어하는 것은

늦은 시간까지 놀다가 다치거나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지만, 그 사실이 와전되어 어쩌면

남자 친구의 술자리 혹은 남자 친구의 친구들은

다 부정적으로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남자 친구는 내가 싫어하고 걱정할까 봐

오히려 더 말을 안 하게 되고, 어쩌면 거짓말을 하게 될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숙취해소제'를 기프티콘 선물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 어제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진짜 반가웠지?

근데 그렇게 늦게까지 술 먹어서 속이 많이 안 좋을 것 같아.

이거 마시면서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
그리고 다음번에는 내가 걱정하니까 집에 도착할 때 연락 한 통 남겨놔 줘~"


이런 내 메시지에 남자 친구는 미안해하

고맙고 감동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술자리를 가져도

친구들을 만나도 먼저 연락을 하고

걱정시키지 않는다.


물론 나 역시도 남자 친구의 그런 모습에

더욱 믿음이 가서 마음 놓고 먼저 잠이 든 적도 많다.



나는 처음 연애를 할 때에는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바꾸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을 나한테 맞춰 바꾸려는 행동은

자칫 상대방을 나에게서 더 도망치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연인의 마음을 헤아려주되 나의 마음은 전하는

'ㅏ다르고 ㅓ다른 방법'으로 조금 더 지혜롭고 부드럽게 연애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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