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리게이터라고 들어보셨나요?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애그리게이터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뛰어들고 있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에요. 여러 중소 브랜드가 모여 만든 연합체라고 하는데요. 애그리게이터는 무엇이고 어떤 사업 모델인지 살펴 볼게요!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는 유망한 중소 브랜드나 이커머스 업체를 발굴해서 인수 후 성장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해요. 대표적인 곳은 미국의 '스라시오(Thrasio)'라는 기업인데요.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셀러 100여 곳을 인수하고 2년 만에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평가 받으면서 유니콘 기업이 되었죠. 스라시오 사례를 보면서 애그리게이터가 인기를 끌게 되었어요.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10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 애그리게이터가 등장했고, 국내에서도 넥스트챕터, 뉴베슬 등이 애그리게이터를 표방하면서 급성장하고 있어요.
애그리게이터의 주요 타깃은 중소 브랜드예요. 상품성과 시장성은 충분한데 여건상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브랜드를 찾아 인수하는 것이죠. 역량이 부족한 곳을 인수해 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에요.
애그리게이터 업체가 여러 중소 브랜드를 모으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구현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공동으로 마케팅하거나 물류를 관리해서 비용을 낮추고 노하우를 공유하며 더디게 성장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빠르게 높이는 것이죠.
또, 애그리게이터 업체는 중소 브랜드에게 자금이나 마케팅, 운영에 필요한 리소스 등을 지원하면서 판매 채널의 확장도 도와요. 여러 브랜드가 모인 연합체라서 오픈마켓 등에 입점할 때 수수료 등에 대해 충분한 협상력을 가질 수도 있고 아마존, 라자다 등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을 도와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기도 해요.
미국에서는 지난해 애그리게이터 투자 금액이 약 9조 4천억 달러에 달할만큼 큰 시장이에요. 국내에서도 주요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애그리게이터 업체는 이커머스 업체를 주로 인수하는 만큼 전 세계 5위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있는 국내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죠.
국내 대표적인 애그리게이터 업체로는 넥스트챕터, 홀썸, 부스터스 등이 있고요. 블랭크 코퍼레이션도 애그리게이터 사업 모델을 표방하기도 했어요. 업체마다 전략이 조금씩 다른데요.
홀썸 : 생활, 건강, 유아, 반려동물, 스포츠 5개 카테고리에 집중해 월 1곳의 중소 브랜드 인수 전략. 연매출 2~50억 규모의 브랜드
부스터스 : 브랜드나 제품에 관계없이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에 집중
넥스트챕터 : 업종을 가리지 않으나 상품 수가 많은 패션, 가구, 식품 쪽은 제외
뉴베슬 : 한국과 일본 판매자 브랜드 연 10~20개 인수 목표, 해외로 판매채널 확장하면 가능성이 높아지는 브랜드 위주, 스테디 셀러 중심의 브랜드 집중
잘되면 애그리게이터라고 부르겠지만, 안되면 옐로모바일이 될 수 있어요. 이커머스 중소 브랜드가 아니라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바로 옐로모바일이 연상될 거예요. 한때 140여 개 자회사가 있었고 기업가치 5조 원에 가까운 스타트업의 연합체였죠. 애그리게이터 모델과 비슷해요.
하지만 투자 유치를 통해 빠른 속도로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덩치를 키웠으나 내실을 다지지 못해 부실 경영과 계열사 마찰, 무리한 인수와 마케팅 비용 지출로 일부 계열사가 부도가 나기도 했죠. 애그리게이터 업체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어요. 중소 브랜드를 잘 육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체계화된 인프라를 빠르게 잘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에요.
또,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장악하고 있어서 아마존 입점업체를 잘 선별해 인수하면 되었지만, 국내에는 네이버, 쿠팡, 지마켓, 11번가 등 매우 다양한 플랫폼이 있어요. 따라서 플랫폼 마다 특성이 다르고 최적화 전략이 달라질 부분이라 복잡성이 높아지는 문제도 있죠. 쿠팡에서 잘 팔리는 물건이 네이버 쇼핑에서는 안팔릴 수 있으니까요.
발행일 : 22. 0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