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가치관에 따른 소비가 트렌드
오늘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먼저 제 이야기를 해보면요...!
소비 썰 1. 저는 집콕하며 직접 요리해 먹으려고 식재료를 미리 주문해놨었어요. 일하면서 택배 도착했다는 문자가 오면 어찌나 행복하던지...ㅎㅎ 레시피를 준비할 땐 특별히 건강한 먹거리 위주로 지역 농수산물을 골랐어요. 이곳저곳을 둘러봐도 비슷한 제품 중 이왕이면 지역 농부님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 좋더라고요.
소비 썰 2. 가끔은 비싸더라도 유기농 먹거리나 생활용품도 하나씩 사기도 해요. 나의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공정 과정이 힘들더라도 환경을 위해 꿋꿋하게 만드는 기업을 응원하는 마음도 담겨 있어요.
마지막으로 소비 이야기 하나 더 풀어도 될까요? 저는 잡지책을 좋아하는데요. 특히 '빅이슈'라는 잡지는 판매하는 분을 만나면 꼭 한 권씩 샀어요. 자립 의지가 있는 주거취약계층을 돕는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하고 싶었으니까요. 5천 원의 가심비로 재밌는 콘텐츠를 읽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니 뿌듯하죠.
이런 걸 요즘엔 '가치 소비'라고 부르더군요. 바로 오늘 자세히 살펴볼 '미닝아웃'의 한 모습인데요. MZ세대는 저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한대요. 개인적으로 조용히 사고 마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익명의 사람들이나 사회에까지 본인의 신념을 소리 높여 알립니다.
#착한소비 #친환경 #지구보호 #제로웨이스트 #사회적이슈 #공정성 #윤리적가치 등등
→ '나 이런 사람이야!'하고 외치는 MBTI 유행 이유와도 비슷한 맥락이네요.
정치적 · 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소비자 운동.
(네이버 지식백과)
이에 기업은 '가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또는 아예 설립 초기부터 건강한 가치관이나 윤리 의식에 기반한 경영 철학을 만들기도 해요. 소비자들은 그런 브랜드를 만나면 '돈쭐낸다'라고 표현하듯이 소비로 그 기업을 칭찬하고 응원합니다.
아래 찾아본 사례들은 MZ세대가 개념 있는 브랜드라고 칭찬하는 곳, 또는 고유의 기업 철학을 갖추고 공익과 사익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회사에 대한 이야기예요. 도대체 왜 우리 회사가 '가치 소비'라는 키워드를 생각하며 공익까지 추구해야 하는지 궁금하신 분도 모두 꼼꼼히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할게요!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이에요. 한창 소비를 조장할 블랙프라이데이땐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라고 광고했고요. 현재는 '덜 적게 소비할 것'을 강조하며 옷을 수선해 입거나 중고 제품을 사라고 캠페인 하죠. 안 입고 버리는 옷들이 환경을 파괴할 수 있으니까요. 사명 자체도 '우리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입니다. 매년 매출의 1프로는 환경 단체로 기부하고요.
대체 뭐 하는 곳인가 싶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맞고요. 멋스러운 제품 디자인도 구매욕을 자극해요. 다만, 비즈니스 최상단 목표에 환경을 지키는 사회공헌활동(CSR*)이 위치할 뿐이죠. 일반 기업에선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철학이에요. 설령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지언정 파타고니아는 뚝심 있게 자신의 길을 나아가니, 이런 철학에 공감하는 팬이 많아졌습니다. '멋진 디자인에 환경 보호라니, 아주 힙한데?' 젊은 층 사이에선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CSR :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주는 직간접적 이해관계자에 대해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영 기법. 주로 자선, 기부, 환경보호 등 사회공헌 활동이 대표적임. (네이버 지식백과)
그린블리스는 양말, 마스크, 수건 등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파는 브랜드에요. 제품 속에는 전 세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나 제주도의 자연환경이 디자인으로 새겨져 있어요. 양말을 신거나 마스크를 쓸 때 한 번이라도 더 자연을 생각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해요. 보통 면 생산에 농약과 살충제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요. 환경에 최대한 피해가 안 가도록 식물성 오가닉 소재를 사용하고요.
위에 파타고니아처럼 환경을 망가뜨리는 대량 생산 및 소비는 지양하고, 되도록 물건을 오래오래 쓰라고 하니, 되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수익이 걱정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유명 배우나 인플루언서들이 먼저 나서서 브랜드를 홍보해 주니 그들을 팔로워 한 팬들의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 같아요. 지구를 지키는 고민을 하는 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으면 좋겠어요.
저는 고기반찬을 참 좋아해요(급 고백). 그래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채식' 위주의 삶은 아직 거리가 있고요... 하지만 조금 더 쉽게, 의식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바로 비건 화장품! 멜릭서는 국내 최초로 식물성 비건 스킨케어를 출시한 곳으로, 이번 조사를 하면서 처음 발견했어요. 비건 화장품은 제품을 만들 때 잔인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원료 자체에도 동물성이 아닌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것을 말해요. 화학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아 유통기한은 다소 짧지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에겐 더욱 손길이 갈 것 같습니다. 다른 비건 브랜드는 여기에서 참고해보세요.
성분뿐 아니라 제품을 둘러싼 패키지 또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어요. 비닐 대신 종이테이프를 사용했고요.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반납하면 재활용 공정을 거쳐 중소기업에 새로운 자재를 기부한다고 하네요. 요즘 들어 친환경 패키지로 자연을 지켜가는 브랜드가 많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뜻이 있는 소비자라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환경을 보호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제품을 사게 되지요.
새벽을 깨우는 마켓컬리는 종이, 비닐 등을 최대한 재활용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만든 포장 철학을 강조해요. '올페이퍼 챌린지'이라는 이름 아래, 1년간 회수된 종이박스는 1,730개의 화분으로 만들어져 아이들 학교로 보내기도 했네요. 특히 올해 들어 택배가 급증하면서 포장용 박스를 사용할 일이 많아졌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개념 있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회사에 친환경 사용을 요청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러한 피드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반영한 기업에 소비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몰려듭니다.
지난 11월엔 '착한 소비'라는 테마관을 열고, 동물 보호 및 공정 무역 등을 실천할 수 있는 물건을 할인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홍보했어요. 현재는 '나와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는 카피를 걸고, '비건' 음식을 큐레이션 하여 추천하네요. 지금껏 알게 모르게 환경을 파괴하며 음식물을 만들어온 관행을 한 번에 바꾸기엔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 읽고, 비록 마케팅의 한 부분일지라도 윤리 소비를 위한 방향성을 설정한 것에 의의를 두면 좋겠어요.
이마트 '에코 리필 스테이션(a.k.a 세탁제 무인 자판기)'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리필 용기에 세제를 담아갈 수 있어요. 이런 아이디어가 왜 이제야 실현되었을까요? 환경부와 함께 진행한 이번 소분 판매 서비스는 1년에 약 8천kg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여준다고 해요. 와우. 저렴한 금액으로 물건도 사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환경에도 일조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소비자라면 기쁘게 달려갈 것 같은데요.
이마트는 100종원 아저씨가 나온 SBS <맛남의 광장>과 함께 지역 농가 살리기에도 힘쓰고 있어요. 해남 지역에서 판매하지 못해 넘쳐났던 고구마나 속초의 홍게 사연이 방송되자 매진 행렬이 이어졌어요. 방송의 영향도 크지만, 지역 생산지를 돕기 위해 가치 소비에 동참한 소비자들의 높은 의식이 큰 몫을 했죠. 또한 SNS에 자랑하며 올린 인증샷까지, 모두 '미닝 아웃' 트렌드의 한 형태입니다.
1. 돈쭐 vs 블랙리스트 : MZ세대는 브랜드 철학을 눈여겨보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돈쭐을 내거나 블랙리스트로 추방합니다. 미래 소비의 주역인 MZ세대의 마음을 놓쳐선 안 되겠죠.
2. 충성 고객 확보 : 저성장 시대엔 오히려 소비를 통해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해요. 가심비라는 말도 있듯이 가치 소비를 통해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는 소비자가 많아졌어요.
3. 지속 가능성 : 무조건 돈만 보고 달려가는 기업은 오래 살아남기 힘들어진 시대예요. 이윤을 추구하되 윤리적 가치를 위반하지 않는 곳, 설립 초기부터 기업 철학으로 무장한 곳이 고객의 마음을 끝까지 얻습니다.
단, 진짜 선한 의도를 가지고 기업을 운영하고 진정성 있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셔야 해요. 거짓 포장된 '선한 의도'는 결국엔 드러나기 마련이고, 이는 오히려 사람들이 완전히 등을 돌리는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어요. 따라서 리더의 입장이시라면, 자신의 넓고 깊은 그릇 안에 큰 가치를 지키면서 비즈니스를 영위하시는 방법을 진지하게 강구해보셨으면 해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미닝아웃' 트렌드는 앞으로도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키워드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