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온라인으로 쇼핑을 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오픈마켓에서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와 이야기해야 했어요. 네이버나 G마켓, 쿠팡 같은 플랫폼은 중개업체인데요. 말 그대로 중개만 하는 것이고 문제가 생기면 판매자와 직접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을 해결해보려고 공정위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냈는데요. 업계에서 논란이 매우 뜨겁습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중개자 고지 면책을 없애는 것이에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고객이 실제로는 판매자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지만 네이버에게 사는 것으로 오인하게 했다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때 네이버가 판매업체와 함께 책임지도록 한 것이에요. 한마디로 문제가 생기면 네이버와 판매자가 같이 피해 보상을 하는 것이죠.
지금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책임을 면제받고 있거든요. 그래서 최근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플랫폼 이용자가 더 많아진 만큼 책임을 지금보다 더 지게 하고 소피자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에요. 입점 업체의 문제로 고객이 피해를 입게 되면 중개 업체인 플랫폼도 입점업체와 함께 연대 배상하고 피해 구제 신청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됐어요.
개정안 적용 대상은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포털 사이트와 배달·숙박 앱,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인터넷 쇼핑몰 등 96만 개 이상 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 광고와 정보 구분 : 상품을 검색하면 광고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서 표시해야 한다.
2. 신원정보 제공 : 당근마켓과 같은 C2C 플랫폼은 분쟁 발생 시 피해자에게 상대방의 연락처, 주소 등의 신원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3. 직접판매와 중개거래 구분 : 중개업체가 직접 판매하는 상품과 중개 판매하는 상품을 구분하여 피해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4. 상품 정렬 기준 : 인기순이나 랭킹순이 아닌 조회순, 판매순처럼 명확한 기준 표시
5. 해외 SNS 플랫폼 : SNS 플랫폼을 활용한 거래에서도 플랫폼이 피해 구제신청 대행 장치를 마련하고 분쟁 시 신원정보 제공이 의무화된다.
또, 거짓 이용 후기에 속지 않도록 업체가 이용 후기를 수집하는 방법도 공개해야하고 이용자 맞춤 상품 추천하는 것도 광고라는 사실을 명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공정위는 기존에 있었던 규제 내용을 재정비하고 더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어요. 소비자 보호 목적이라는 공정위 의도와는 달리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에요. 그리고 검증된 업체만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게 되면 소상공인은 신규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말해요.
* 개인정보 침해 : 당근마켓에서 거래 분쟁이 발생했다고 판매자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구매자이면서 판매자가 되는 C2C 플랫폼 특성상 모든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같다.
* 책임 전가 : 판매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에게 분쟁 해결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 과도한 책임 : 중개업체가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되고 이러한 비용이 입점업체에 전가될 것이다.
특히 분쟁이 발생하면 피해자에게 판매자의 신원정보를 공개하는 부분을 비난하고 있어요. 개인 간 거래에서 연락 두절, 환불 거절 등의 피해를 막는다는 것인데 상대방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는 것이죠.
이러한 업계 반발에 공정위가 다시 해명했는데요.
개인정보 악용 문제 → 판매자가 누군지 알아야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만큼, 피해구제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 분쟁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신원정보를 제공하겠다.
중개업체에 과도한 책임 → 소비자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중 네이버, 11번가, 옥션 등 주요 9개 플랫폼이 15.8%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플랫폼의 책임이 더 커져야 한다.
이 개정안은 4월 14일 전 국회 제출될 예정이에요. 국회를 통과하고 공표되면 1년 후부터 시행될 것인데요.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내용도 검토한다고 하니 어떻게 변화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