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한 동안은 운동에 재미를 붙이다가, 한 동안은 재테크에 재미를 붙이다가 다시 나로 돌아왔다. 내 나이 서른셋, 진득하게 무엇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원하는 것은 많으나, 그만큼 내가 해야 할 일도 많다.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사장으로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많은데,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한 참을 지나와서, 이제 와서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아무래도 나는 깊이가 부족하다.
'이제 독서 시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내 생각을 말하거나, 내 생각을 글로 썼을 때이다. 그러나 말하고 쓰기를 좋아했지만, 읽음으로써 말하기와 쓰기의 깊이를 채울 생각은 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말 늦기 전에 채우면 괜찮을 것 같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잡은 책은 이동진 작가님의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다. 나 스스로가 독서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고, 작가님이 글을 쉽게 쓰셨을 것 같아 택했다.
읽으며 몇몇 내용이 와닿았다.
<완독? 아님 말고>는 사실 충격적인 부분이다. 책을 완독 하지 않고 누구에게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재미있는 책만 읽어도, 재미있는 부분만 읽어도 독서의 한 방법이다. 그렇게 완독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오히려 완독을 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책 읽는 시간? 되는 대로> 책은 되는 대로 읽는 것이 맞다. 하루에 50p, 하루에 30분 시간을 두고 책을 읽으려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며칠이나 그렇게 행했을까. 물론 1차적인 문제는 나의 끈기이겠다. 그러나 어릴 적 나를 떠올려보면, 삼국지, 초한지 내가 좋아하는 역사소설책은 그냥 틈만 나면 읽었다. 읽는 시간과 정해진 독서량이 없었다. 오히려 정해놓으면 그것이 부족했을 테니까.
<독서는 과포화 용액이다> 문돌이로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으나, 대략 이렇다. 물에 설탕을 소량 녹이면 설탕이 녹았는지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정 비율 이상의 설탕이 투입되면 침전되며 식별이 된다. 독서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는 논리이다. 일정 수준의 독서를 하다 보면 재미가 붙는다. 물론 아님 말고.
결국 정답은 없다. 스스로 여건에 맞게 재미를 붙이는 것이 요지이다. 그래서 나는 당분간 책을 E-북으로 접할 생각이다. 내가 읽고자 또는 공부하고자 하는 책을 선정, 그냥 그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든다.
아침에 아내의 출근 준비를 기다리며,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 그리고 퇴근하고 뒹굴다가 읽고 싶을 때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아무래도 임하는 태도가 성공하기 그른 것으로 생각되나, 뭔가 하려는 내가 그래도 기특하다.
골라가며, 읽고 싶을 때만 읽다 보면 재미가 붙겠지. 글솜씨가 늘겠지. 끌리는 대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