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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호 Feb 19. 2017

'고속'과 '단기'성장을 착각하는 순간 실패 할 것

스타트업의 잘못된 초기 경영 이념

그 어떠한 규모의 기업일지라도 최소한의 기간 내에 행할 단기적 계획과 최대한의 기간을 목적에 둔 중장기적 계획이 마련되어 있을 것인데요. 스타트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인 관계로 보통 중장기적 플랜보단 단기적 성과에 집중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엔 많은 변수로 인해 어떠한 계획도 지속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그 이유로 작용되겠지요.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수 많은 예비 창업가 혹은 팀원들은 언론과 매체에서 뿌려지는 다양한 종류의 성장 사례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며 그 묘미를 '자율적 환경 속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고속 성장'이라 명명(예로 스타트업 = 고속성장)하고서, 그 의미 속에서 자신들의 참여를 동인화(어떤 사태를 일으키거나 변화시키는데 작용하는 직접적인 원인) 시키기 마련입니다. '고속 성장'. 과연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수 많은 기업들이 이 '고속 성장'에 목숨을 걸로 밤낮 희생하지만 대부분 살아남지 못하는 것일까요.


저는 지난 10년간(올해 11년차) 스타트업을 이끌거나 종사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처음부터 '고속 성장'의 의미가 대단히 위험한 이념 중 하나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흔히 '고속 성장' 이라고 함은 보통 뉴스에서 '경제 성장'이라는 표현으로 자주 일컫는 단어였으나 언젠가부터 신생 기업들이 회사를 설립할 때 유행처럼 가치관념으로 세우기 시작하였고, 이 또한 매년 각 직군이나 산업군에서 발표하듯이 언론과 투자사들이 만들어 낸 제 2세대 창업 붐의 트렌드 키워드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는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보단 기술벤처라는 용어가 더 많았었죠.) 그 외 또 다른 이유로 사업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첫 번째, 신생 기업들의 경제적 밸런스 부조화


과연 스타트업들이 목표로 하는 '고속 성장'은 마냥 좋은 것일지 의심을 해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를 비유하여 소견을 전해봅니다. 우리나라는 60년대 초까지는 매우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고, 공업화를 통해 70년대부터 급격한 성장을 해왔다는 것을 모두가 알 것입니다. 풍부하지 못한 자연자원, 다른 국가에 비해 작은 토지 규모, 부족한 과학적 기술자원 등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한 사실은 결과론적으로 매우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민으로써 받아들여지고 있는 고속 성장의 여파는 어떻습니까. 경제적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보이시는지요. 그 고속경제성장을 일구어 낸 시기동안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노동력과 생산요소들이 투입되었고, 세금이 투자되었으며, 주도는 국민이 아니라 정부였지요. 왜냐 오로지 가난을 탈피하기 위한 단 하나의 목적이 고속 성장 이었으며, 그 이유만으로 정부가 경제를 통제하기 시작한 것임으로 국민을 위함이 아닌 국가를 위한 사업이 우선시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독재적 권한을 가진 정부는 필요한 추가적 자금유치를 위해 특정 기업들과 손을 맞잡으며 특혜를 줌으로써 서서히 부가 쌓이는 쪽과 방치되는 쪽끼리 빈부격차가 증가하게 됩니다. (참고_한국경제포럼_한국의 고속성장에서 정부의 역할) 그 피해는 돌고 돌아 서민들에게 다시 돌아오죠. 그 당시가 수출과 제조중심이었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IT 중심의 대한민국 창조경제 실태는 어떻게 보이십니까. 


다시 돌아와, 그러한 과거(혹은 국가적 성장사업)는 스타트업들의 생태계와 많은 부분 비슷한 점이 있어보입니다. 현재 스타트업들의 '고속 성장'에 대한 주된 희망은 투입(팀원들의 희생)과 투자(자금 유치)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그 통제권은 주주들이 쥐고 있으면서, 자원 확보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통제권자(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늘어남에 보다 더 높은 '성장제일주의'의 원칙에 따라 그 동안 희생된 힘이 없는 일부 노동자(노골적인 표현으로 자동화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되는 팀원)들은 공식적 구조조정 혹은 악날한 편법을 통해 내보내는 사태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또한 그러한 스타트업들은 기업/기관 등 투자사를 중심으로 검증된 기업들끼리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 스타트업들과 노동자(팀원)들간에 사회적 인플레이션(인지도, 급여, 복리후생 등을 표현)이 벌어지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며, 더 나아가 이를 '경제적 규모'라 외치며 IT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마저 발생됩니다. 마치 '성장'을 위해 '도덕'과 '법'이 밀려지는 사회적 현상과도 비슷합니다. 


두 번째, 표면적 성과


'고속 성장'이 가진 위험성은 또 있습니다. 바로 '표면적 성과' 인데요. 스타트업의 특성은 기존의 '법'이 상충되지 않은 영역에서 '혁신적'이라는 새로운 가치 실현을 밑바탕으로 전제를 두지만, '불온전한 사내 조직 구성'이 모여 단기간 내 '대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표면적 성과'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존 산업 간의 밸런스가 완전하게 맞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거나 브랜드의 인지도를 위하여 완성되지 않은 모델을 시장에 공표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수 십 수 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기업들이 무너지는 이유 중 하나도 아마 일부는 이에 해당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러한 스타트업의 성장 패턴을 사실상 '고속 성장'을 위한 도전이 아닌 '단기적 성과'라 평가하고 있고, '단기적 성과' 이외에 나아갈 '중장기 성장 계획'이 대부분 내부 조직의 중심(시장 간 벨런스, 탄탄한 조직과 문화, 완벽히 검증된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 등)로부터 발생되지 않았기에 섣부름으로부터 실패로 귀결된다고 생각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기타) 설립자의 개인적 EXIT 플랜도 '고속 성장'의 목적


기업의 종류가 많은 만큼 설립자(창업자)의 종류도 많습니다. 스타트업의 단기적 고속 성장의 또 다른 목표는 현명한 주주의 개인적 EXIT 성과에도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설립 후 빠른 성과를 내어 시장에서 알아주는 인지도의 서비스를 움직인다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추진력과 사업력이 있는 유명세를 이끌어 낸 주역'이 되거나 M&A를 통해 EXIT를 하면 '투자자들의 신뢰와 성공적인 창업가'로 인식되겠지요. 어쨋거나 다음 사업은 자금이든 인프라든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나머지 공동창업자와 구성원들은 알아서 밥그릇 잘 챙겨야 하겠습니다. 만약 설립자가 아닌 공동 설립자 혹은 팀원이라면 우리 회사(리더)가 어떤 유형인지는 밤낮 붙어있을 경우 금방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고속 성장 = EXIT'의 플랜을 가지고 시작하는 꾼들을 '선수'라고 지칭하는데 비즈니스 측면에서 본다면 결코 잘잘못을 따질 수 없기에 스스로가 기업과 리더의 유형을 잘 파악하여 순탄한 항해가 되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아무쪼록 '고속 성장'은 비단 스타트업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나 가치이념은 결코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오히려 설립된지 얼마 안 된 기업이 함부로 설정할 플랜도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기타의 유형이 아니라면 스타트업 일수록 보수적으로 접근하여 '단기적 성과'를 달성한 이후 중장기부터 본격적으로 '고속 성장'을 준비하는 것도 리스크를 분산하는 하나의 경영전략이 되리라 사료됩니다. 


정말 모든 식구가 함께 진실된 성장을 하고자 한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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