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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호 Jul 20. 2016

스타트업 M&A, 또 다른 성장 전략

제목 그대로 필자는 4번째의 창업 도전에서 아주 작은 규모의 M&A 경험을 한 번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대표라는 타이틀을 잠시 내려두고 한 기업 내의 운영이사로 재직하고 있지요. 사실상 대주주가 아닐 뿐 지속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긴 합니다.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COO로써 하고있는 일들, 해야하는 일들 혹은 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간간히 공유하여 간접적인 경영을 전달해보고자 합니다.         되어주고 있는    회고하고 경험을 기록, 공유하고자 합니다. 




스타트업 설립 후 1년, M&A 까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4번째 창업을 시작할 당시를 회상하자면 창업주인 필자는 분명한 목표가 정해져있었습니다. "기업의 가파른 성장과 한계의 도달. 그리고 최적의 선택" 이는사실 지극히 창업주 개인적이고도 추상적인 목표였지만, 그간의 축적된 경험에 의한 저만의 감(Feel)과 사업의 출발 전 약 8개월 가량 국내외 시장 조사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로 어느 정도 밀어붙여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기에 세운 저만의 기준이었기도 합니다.


물론 그간의 시행착오로 보다 나은 선택들이 결정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사항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었죠. 가끔 만나게 되는 초기 창업가분들에게는 융자를 받지 마시라고 전달하고 다니지만, 당시 저 역시도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1억원의 자금과 재도전 공모 및 경진대회로 얻은 소정의 상금,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과 정부의 R&D 과제 선정을 통해 총 2억원이 조금 넘는 Seed money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천운이 따라왔던 것은 우리에겐 정말로 멋진 팀이 구성되어 있었죠. 우리는 그렇게 어느 산자락 밑 경로당을 개조한 작은 공동사무실에서 낯선 이들과 의미있는 시간들을 보낸 것이 어느 새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Lean Startup을 실현하기 위해 대부분의 프로세스는 간결했고, 빨랐으며, 서로의 스킬을 믿고 함께 결정해 나아갔습니다. 그 결과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제휴 고객사 200개 이상을 확보하며 우리가 철저히 계산해 온 수익모델을 적용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천천히 고객들의 반응이 생겨나며, 우리가 함께 탄생시킨 결과물에 감동하는 모습들은 우리에게 '오늘도 밤을 새워야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기에 충분했죠.


전쟁은 방심할 때 일어나는 법.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른 한편에서는 예상치 못하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세웠던 영업전략은 3번이나 수정되었고, 아무도 없었던 경쟁 시장은 1년여동안 10여개의 유사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우리가 제공하던 제휴기업의 지불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져만 갔습니다. 특정 지역에선 각 회사들의 제휴사 확보를 위한 각축전이 벌어졌고, 글로벌 기업들까지 국내에 진입을 시작하였습니다. 즉, 우리는 이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한 발자국 더 뛰어나아갈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었죠.


Inorganic Growth Strategy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이었습니다. 인력, 기술, 마케팅(브랜딩), 자금.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이 선택하는 대부분의 첫 번째 전략은 자금(자본조달 - 자금으로 위의 필요요소를 충족하기 위한)이기에 투자를 얻기 위한 PR을 시작합니다. 우리 또한 모든 방법은 개방시켜놓은 채 모든 방안에 대하여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하였죠. 그리고 그 중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 하나를 실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와 유사한 (또는 유사성을 띄고 있는) 해외 기업들 (또는 글로벌 그룹)과 해당 CEO 연락망을 리스트업하고 그들에게 Cold-Call을 보내기로 하였죠. (*콜드 콜이란 한쪽에서의 일방적인 연락으로 보통 전화영업의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스카이프를 이용한 화상 통화나 이메일을 통해 간략한 소개와 함께 너희(타 국가)와 우리(한국)간의 Alliance로 Cross-Marketing 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에 대하여 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몇 주간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우리는 뜻밖에도 싱가폴에 있는 한 기업으로부터 "그거 참 흥미로운데, 너네 시간되면 한 번 놀러 올래? 만나서 이야기해보자" 라는 답변을 얻었고, 그것을 계기로 직접 해당 국가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해보며 함께 리뷰 해보고, 보이진 않지만 은근한 신경전을 속에서 동맹을 맺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그들로부터 특별한 제한이 들어왔고, 우리는 급속도로 다가오는 후발주자들 혹은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거대 기업들을 방어해 내기 위해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Strategy)전략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출처 : The Role of Alliance in Corporate Strategy, BCG, 2005 / LG 주간경제 2007



쉽게 말해 비유기적 성장은 전략적 제휴를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전략적 제휴를 선택했던 이유로


첫째, 내부적으로 개발을 고도화 해나가기에는 인력과 시간적 소모가 많이 필요함
둘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올바른 방향으로 지속성을 띄우기에 한계가 있음
셋째, 아직 유사 성공사례가 없는 점을 토대로 투자와 같은 조달 방식의 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음
넷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기업이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염두한 리스크 요인 추출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첫째, 고도화된 기술적 정보 제공 혹은 기술 통합에 따라 단기간 내 안정화된 서비스 출시가 가능
둘째,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객과 시장이 대폭 증가됨
셋째, 뛰어난 Human resource 확보와 간접적 글로벌 경영 참여
넷째, 글로벌 브랜드로써의 가치 증대
다섯째, 연관된 타 국가들까지 우회적인 글로벌 진출이 가능함
여섯째, 더욱 강력한 목표와 출구(EXIT) 전략의 실현
일곱째, 이를 통해 영업과 서비스에 집중하며 국내 경쟁시장에서의 차별성 확보


정도의 이점이 예상되었죠. 물론 타 국가 기업 또한 우리를 통해 자신들의 서비스를 한국에 진출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구요. 특히 비전을 제외하고서 우리의 현재 가치는 당시 제로에 가까웠기에 양사 모두 적절한 합의를 거쳐 딜을 성사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간의 방식을 조금 더 이해하고 그들의 적극적 프로포즈로 인하여 우리는 합작 투자에 따른 신규 법인 설립에 동의를 하게 되었죠.


이러한 일들은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구두로 협의 한 사항을 계약서에 담기 위해서는 각 국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또 다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집니다. 우리는 우리의 계약서를 검토해 줄 국제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해당 국가에서 또한 변호사와 하버드 MBA 등 유수 대학 경영 교수님들의 컨설팅과 자문을 통해 한 줄에 담긴 여러개의 의미를 간소화 시키고 양쪽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표현해내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었죠.


(* 신규법인 설립을 위한 양사간 Collaboration Agreement 계약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시장은 Business Model의 불확실성과 CS(Customer Segment)의 지속적인 이슈로 각 국가간의 논의와 회의를 거쳐 결국 사업 철수가 결정되었습니다. 그 모델이 바로 B2C 모바일 피트니스 O2O 였던 Passport Asia Korea 였던 셈이지요.


어쨌거나 캐피털리스트의 입장 혹은 경영권을 고수하고, 벨류를 지켜내고, 벌어드리는 수익성을 바라보고 접근하였다면 이러한 전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못합니다. 기업의 업력이 낮고, 상대 기업과의 차이가 날수록 Condition은 유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M&A 치고는 매력적인 경험은 아니었지만, 저로써는 굉장히 많은 경험과 지혜를 남겨준 비즈니스 였습니다. 어쨋꺼나 사업이라는 주제에 한 번의 최종적 사이클 경험해 본 것이기 때문이죠.


또 한편으로 마음 한켠은 항상 무겁습니다. 경영권 인계로 인하여 기존 몇몇 팀원들을 지켜주지 못한 점, 여러 고객사들과의 관계에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점, 경영자로써의 한계로 더 나은 계약과 기회를 안겨주지 못한 점, 나에게만 의미있는 비즈니스는 아니었나 하는 점 등.


2015년 1월에 시작된 4번째 창업기는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딱 1년만에 이렇게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CEO가 아닌 COO로써의 일은 생각보다 더욱 매력적인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기업에서 해야할 일들이 더욱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러한 경험들이 무형 자산이 되어 앞으로 마주할 더욱 이상적인 조직의 관리 역량에 기반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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