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J곡선(J Curve)에 관한 개인적 소견이 사업의 전체 맥락에서 살펴보았더라면, O2O 또는 플랫폼과 같은 유형의 사업을 구상하고 계시는 예비창업자분들께 보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기존 이론에 실무를 가미하여 혹여나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O2O와 플랫폼에 관련해서 무수히 많은 선배님들의 글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가끔 플랫폼을 O2O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점 혹은 O2O의 대표적 사례를 예로 단면성에 이론을 제기하여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를 제기하는 부분 등 어느 한쪽에 편중되거나 초기 기업 입장에선 너무 먼 미래 관점을 타진하는 것은 아닐까 하여 조금 더 실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 이론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기에 앞서 밝혀드릴 것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일지라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고자 함에 있으며, '이러한 시각도 존재함'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자가 속해있는 회사는 피트니스 O2O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며, 현재까지 Bootstrapping(기관투자 없이 자발적 성장_홀로서기)으로 12년간 꾸준히 흑자 성장을 기록하고 있기에 실제 데이터를 근간으로 언급하는 점. 또한, 앞으로 야놀자와 같은 기업으로써의 변모와 시장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필자가 신규 법인의 Co-founder로 합류하여 '고속성장의 실현 가능성을 그리고자 스타트업의 정의에 해당한다'라고 표명하는 관점. 마지막으로 실제 O2O 사업운영을 통하여 이론적 의미의 M&A(Business Life-Cycle)와 몇 번의 반복된 사업 철수를 경험해 보았기에 보다 이론과 실무가 가미된 입장에서 미약하나마 신뢰를 드릴 수 있는 점을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자 및 기자들 그리고 사업 유형에 따라 다른 주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모든 O2O가 동일한 이론을 적용받지 않는다
O2O는 무조건 모바일을 이용한 기술개발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필요하다. 허나 기업에서 '무조건' '원래'라는 단어는 지워버렸으면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는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유형에서 도출되어야 하지, 당연히 저렇게 해야 하는 공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분명히 모바일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여 보다 의미 있는 사업 모델의 확장이 가능한 점은 맞다. 그러나 일어나지도 않을 혹은 소수의 고객 데이터를 위해 몇 명의 인적 자원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심지어 핵심 모델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모여진 데이터는 쓸모없을 수도 있고, 단기간 내에 가공할만한 수준의 데이터 양이되지도 않는다. 나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타겟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돈을 낼 수 있는 핵심 유저층의 직업/사용 시간대/연령층/환경 등에 따라 프로토타입 유형을 결정하고, B2B/B2C와 같은 거래 유형과 서비스 제공 형태, 서비스 내 이용 선호도 등에 따라서도 초기 모델을 결정짓는 기준들이 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 O2O와 온디멘드 같은 모델은 사용자 중심의 산업이기에 이동과 밀접한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맞다. 즉, '무조건'이 아니라 기획 전 전략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당사의 서비스는 B2B2C 모델로 아직까지 웹서비스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 임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폐쇄형 서비스를 고수하기에 마케팅과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서비스만으로 판매되는 서브스크립션 상품의 구매율은 인터넷 쇼핑몰 대비 1000% 이상의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피트니스라는 시장의 현장 특성을 고려하여 최신 기술은 되려 배제되어야 하며, 섣부른 기술 도입보다 일정 시기 동안 경쟁시장의 다양한 시도와 산업의 성숙기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한계비용을 고려한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선택하여 대대적인 모바일 2.0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전략과 기획이 혼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기에 '모바일 개발자가 잘 안구해지는' 것에 목메어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표명하는 예비창업가는 찾기가 힘들다. 만약, 검증이 필요하다면 '웹' 또는 'SNS'의 콘텐츠를 통해 사용성 조사가 선행될 수 있을 것이며 '블로그' 등으로 판매 수익의 경험이 우선시되는 방향을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간혹 이러한 공개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먼저 배포하고 알리는 것이 남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뺏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우리가 가진 아이디어 또한 어느 누군가를 모방한 것일 뿐 원초적이지 못하며, 그것만으로 아이템이 타 경쟁으로부터 밀린다면 그것은 오히려 차별 포인트나 경쟁력이 미약한 지점의 발굴이나 총체적 경영의 차이라는 것이다. 또한 O2O 모델의 특성은 '편리성' '합리적' '유연함'이지만, 실제 매출에서 마진을 남기는 모델은 장기적으로 B2B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저 위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선 일반 소비자들은 결국 만족도가 비슷하다면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크며, 비슷한 모델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자본력으로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선두기업으로서 지극히 정상적인 패턴이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플랫폼으로 소비자에게 우리 아이디어를 보여줄 것이냐가 사업 초기의 승패요인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O2O가 필연적으로 플랫폼 모델로 가야 하는 이유
애당초 O2O를 만드는 것과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플랫폼이란 O2O와 같은 서비스들을 통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것과 '영어'와 같은 세계 공통 언어를 만든다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 그렇기에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지금 당장 지워버리고, 서비스 자체에만 집중하여 아주 심플한 목적으로 자잘한 목표를 빠르게 성취해나가는 것이 플랫폼(다양한 서비스)의 계획보다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플랫폼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패러다임으로써 모든 기업의 장기적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그 이유로 국내 O2O 시장만으로는 새로운 유입과 시장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게 있다는 점을 이미 많은 선두 스타트업들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례로 예전에 배달의 민족이나 야놀자가 자신의 주력 서비스 말고도 너무 다양한 서비스를 벌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자는 본질을 문제 삼았지만 기업의 청사진을 몰라 일어나는 편협된 시각일 뿐, 기업은 혁신에 따른 탈규제적 제한, 시장의 성장 한계, 투자 유치의 컨디션 조항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하여 플랫폼화 되어 나아가는 게 정상적인 것으로 보이며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만약 오히려 본질이라는 것이 공유경제와 같은 성격의 O2O 서비스에만 머물러 있더라면 이는 재화의 재사용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 후생이 더욱 열악해지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서비스 검증에만 집중하면 된다.
기술개발, 플랫폼 이론보다 더욱 중요한 Key-point (공급자)
아주 단순하며 극명한 사실이다. 전략은 기획보다 중요하고, 기획은 때론 기술 개발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나 전략을 수립하기에 앞서 중요한 것은 시장이다. 많은 이들이 O2O의 핵심은 영업이고, 사용자이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최대 만족을 위해 모든 것을 베풀어 DAU와 MAU를 체킹 하기 바쁘다고 한다. 맞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내 서비스를 활용하여 지불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헤비 공급자'의 관점이라는 점이다. O2O 서비스에서 가장 실수하는 부분 중 하나는 '실제 고객이 사용하기 시작했다'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이때 '공급자의 사용성 조사와 추적'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헤드 공급자를 유지하기 위해 헤드급들이 직접 필드로 나가 영업을 하거나, 현장의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의 예를 들자면, 피트니스 O2O를 직접 운영할 당시 이 분야에 IT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특정 지역에 무분별한 (검증되지 않은) 후발 서비스들의 진입이 시도되었던 적이 있다. (당시 우리가 선두였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영업이익 70% 이상의 수익모델에서 공급자 유치를 위한 자본 경쟁으로 5% 미만까지 떨어질 만큼 가격경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당시 공급처 지불비용을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지급하는 대신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과 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각 종목별 기관/협회/위원장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어 나갔다. 그 시절 우리는 산업의 경쟁이 없었기에 그게 가능했었다. 그러나 냉혹한 비즈니스의 게임에서 거대 자본 유치와 발 빠른 선두 탈환을 위해 일부 기업들이 '외부 보여주기 식'의 무분별한 공급처 확보로 이 일대 자체에 소문은 '쓰레기 같은 것들의 진입'의 인상을 남기는 꼴이 되었고, 당연히 그렇게 모인 천 여개의 공급처들의 불만은 질 낮은 서비스 수준으로 이어져 사업 철수로 이어지는 광경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공급자와의 계약 관계는 필연적으로 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지켜져야 한다. 최근 우리 분야에서 한 업체가 B2B 모델로 수많은 공급처와 계약을 진행했지만, 최근 B2C 모델로 전향하면서 공급자에게 그 신뢰성이 매우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 시장에서 헤비 공급처들은 보통 1000평 이상, 연회비 2000만 원짜리 이상의 프리미엄 급들이기에 그들의 소비자들 또한 프리미엄 급이다. 그러나 이러한 프라이빗 한 성격의 공급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20대 초중반 사용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당연히 공급자의 기준에서 어떠한 느낌을 받을 것인가? 공급자와 사업의 방향성을 별개로 보아서는 대단히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묶겠다는 것은 '얼마만큼 오프라인 가맹점 수를 확보하느냐'가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에서 얼마만큼 인정을 받느냐'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신뢰가 쌓일수록 우리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은 그들이 될 것이고, 그들 또한 우리를 영업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장기적 관점에서의 win-win(상생)을 약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채널이 막강해질수록 대기업이 들어올지라도 굳건히 유지하고 지킬 수 있는 일부 자생적 영역이 확고해진다.
짧은 주기의 시장검증 요소 (곧 차별성과 경쟁력)
다른 서비스들의 창출과 여러 환경적 요인을 대비하여 플랜 B를 계획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초기 기업의 한정된 초기 자본, 짧은 주기의 영업 사이클, 반복적 매출과 수익의 패턴으로 시장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도달했을 때 이윤이 남는 모델을 발굴해내야 한다. 예로 당사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가 2015년 기준 30만 번의 이용률을 달성하였는데, 그중 80%가 30~40대 층이며, 나머지 층에 비하여 이익률이 월등히 뛰어나다. B2C 모델의 탄생으로 유사 브랜드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90% 이상 20대 사용자 층에 영업이익은 5% 미만에 가깝더라. 유행과 흐름에 얽매이지 말고 최대한 짧은 주기로 Pivot을 염두한 시장 검증(방향성)이 중요한 이유이다.
초기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숙박 서비스 일지라도 20대 커플, 30대 가족, 40대 부부, 50대 여행객에 따라 기업의 무기는 달라질 것이다. 만약, 설립 때부터 몇 년 안에 EXIT 계획만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단기성 비즈니스로 고려한다면 필자의 생각과 전략이 상의할 수도 있다.
O2O 시장이 제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발견되었다 한들 기술 중심의 서비스보다 어려운 분야임이 틀림없습니다. 기술 중심은 소비자에게 다이렉트로 전달될 '가치 만족'이 최고 도달점이지만, 산업과 산업의 매칭 이라고만 떠올려도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있는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국내 O2O 시장의 한계성이 제약적이기에 너무 큰 그림보다는 작은 성공에 집착하여 비즈니스 사이클을 목표로 사업을 수립해 보는 것도 좋은 경영 훈련이 되리라 사료됩니다. (참고 : 위험을 감지한 O2O 서비스의 시장 우회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