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호 Sep 07. 2016

기업 CEO와 스타트업 CEO 사이의 간극

이 챕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고속성장의 도전적 정의를 벗어나 설립된지 얼마안된 극초기 상태 혹은 매출이 없거나 있더라도 마이너스이익이 발생되고 있는 초기 기업에 의미를 두고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미 아시다시피 초기 기업은 인적 자원과 한정된 자본으로 CEO라 할지라도 어떠한 직무이든 직접 실무를 뛰어야 하는 속성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사업을 시작할 때 비슷한 프로세스를 가진 모델에서 특정한 성공사례를 비유하며 '나도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장밋빛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이러한 근시안적 사고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굴지의 기업으로 변모되기까지 CEO의 역할은 매우 다르며 요구되는 역량도 다르기에 사전에 인지하고 스스로가 준비해나가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바입니다. 


따라서 만약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상태에 놓여져 있거나 초기 기업에 해당되는 입장이라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업 교육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기업이 맞이하게 되는 형태에 따라 CEO로써 어떤 준비를 해야할 것인지 개략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는 경험자의 시각에서 보았을 적에 현재 존재하는 수 많은 창업 교육과 무분별한 커리큘럼에 대한 걱정의 시선도 담겨 있습니다.


실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초기 기업의 CEO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님들께 필자가 전하고 싶은 말은 구지 지금 당장 비용이 들어가는 교육은 최대한 지양하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며, 지금의 시점에서 주입식 이론이 사업을 이행하는데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을 시기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기업이 마케팅을 시도하려 할 때 CEO의 롤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마케팅 이전에 최고의 제품 혹은 가치가 확실한 서비스가 나오고 나서 브랜딩이냐 매출폭이냐 Pain Point 재발견이냐와 같은 목표 설정이 있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예산으로 시장 침투 시기를 결정하게 되겠죠. 딱 거기까지 입니다. 두 번째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인재를 발견합니다. 팀 단위의 대학생 인턴(마케팅 학점 이수의 연계 프로그램 등), 파워블로거를 팀원으로 섭외, (해당 프로젝트 분야의 연구가 필요한) 석사 준비생 등 인재를 끌여들일 영업을 시작합니다. 세 번째로 그들이 하게 될 임무의 보고서를 읽을 준비입니다.


CEO는 특정한 실무에 투입되어 세세한 임무를 진두지휘 하기 보다 큰 맥락안에서 지표를 읽어내고, 좋은 제품(서비스)이 바이럴 되지 않는 이유를 연구하고, 실무자들이 놓치는 부분을 짚어줄 수 있는 안목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훈련에서 발생되는 비용은 동일한 직무의 관련 서적을 구매하는 비용과 관련 연구 사례나 논문을 참고할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실무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직의 불안정함을 인정하십시오. 그만큼 CEO로써의 자질을 갖추는데 시간이 소요될 뿐입니다.


매출이 발생되기 시작할 때 CEO

매출이 일어나는 것과 이익이 일어나는 것은 별개입니다. 완전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이제 회사 내에 자금이 흐르는 과정을 눈으로 익혀야 할 때 입니다. 만약 독립적인 개체로써 꾸준히 개인사업자로 유지할 생각이라면 본문과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그러나 지분을 나누어 가진 주주가 있고, 외부 차입을 통한 투자자들이 존재한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필수요소 입니다. 기업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은 당연히 이루어져야할 과업 중 하나이며, 이를 어떻게 극대화 시킬 것인지의 임무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 동안 각 파트의 보고서를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면, 이제는 재무회계에 민감해져야 할 때 입니다. 그렇다고 재무를 직접 작성하지는 마십시오. 단, 재무제표를 읽고 기업의 상태를 파악하는 요건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주주들의 극대화를 위함이며, 원할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함입니다. 매출이 발생됨으로써 비용에 민감해지기 시작할 때 입니다. '이거 사주세요' '저거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에 '그래, 사' 보다 '검토해볼께요'가 나온다는 것은 매출보다 실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에 민감해졌다는 것이고, 고정비와 변동비에 따라 지출 폭을 한번 더 생각해서 결정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쪼잔해지는 것이 아닌 신중을 기하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사소한 습관과 통찰이 기업이 커나가는 것을 대비하여 보다 체계화된 조직의 구매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어디는 그렇게 안했던데요'는 그 기업이니까 그런 것일 뿐. 우리는 원천적 기술 혹은 시장에서 완전히 차별화 된 영역이 아니라면 기본을 지키는것이 좋습니다.


매출도 상승되고, 시장의 경쟁자가 많을 때 CEO

글쎄요. 자생력으로 성장한 회사는 당연하지만, 몇 십억 투자 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보다 더 골치가 아플 거라 예상됩니다. 여기서부터 경영학도들이 죽어라고 공부하였던 재무관리와 경영분석이 실제로 적용되는 시점입니다. 이제는 주식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만약 CEO가 이러한 준비가 안되어있다면 전문 인력을 고용하거나 외부 자금 차입 시 제 3의 전문경영인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부 인력이 배치된다면 경영권에 침해를 받거나 기존의 임원들과의 충돌이 발생하거나 기업의 수익만을 위하여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재무 담당자가 가지고 오는 사안에 대하여 보다 현명한 안목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보통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려 할 때 초기 CEO들은 지금 지출되고 있는 고정비용 (임대료, 보험료, 인건비 등)을 충당할 수 있는 매출이면 손익분기점을 도달했다 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이는 매출액과 전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기에 변동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잘못된 계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작성된 정관을 수정하여 향후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상법과 세법을 고려하고, 예상치 못한 시기의 세금을 줄일 수 있도록 수정하며,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세밀한 방안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숫자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시장확대를 위한 가파른 성장에 너무 목매일 필요는 없다. 성공적인 CEO들의 요소.

이처럼 기업 활동의 각 부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주요 과업이라 합니다. 빠르게 시장확대를 하면 무엇을 합니까. 기업가치 1조원이면 무엇을 합니까. CEO가 숫자에 민감해지지 않는다면 결국 '마이너스 매출총이익 성장'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가파른 시장 확대와 선점이 이루어져야 성장할 수 있다고 하는 O2O 혹은 플랫폼이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원가가 1만원인데 판매는 9900원. 결국 100원의 마이너스가 발생되는 꼴인데, 이때의 100원 손실을 투자 자금으로 매꾸며 계속적으로 시장을 키워나가는 형태) 물론 이러한 유형의 사업이라면 특성상 향후 규모의 경제(특정 규모로 성장할수록 이윤은 대폭 증가되거나 생산비용은 하락하게 되는 경제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그렇될 확률은 얼마나 되겠는지요. 또한, 만약 CEO가 위의 요소와 같이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라면 계속적으로 성장이 더디거나 성장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에도 그렇고 자체 성장을 위한 기업의 출현은 정말 찾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성공한 CEO들을 분석해놓은 서적들을 살펴보면 이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썼고, 어떠한 기술개발을 했는지는 부가적 요소일 뿐. 각각의 CEO들은 어떻게 인수와 자본배분 방식으로 전략을 펼쳤고, 그러한 경영이 기업에게 어떠한 결과를 내었는지, 어떻게 연평균 수익률을 극대화 시켰고, 어떻게 주주들에게서 비판을 넘어 환호를 이끌었는지 등 경영에 대한 혁신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즉, 기술개발적 혁신도 중요하지만 단기적 성과보다 몇 년에 걸친 경영적 혁신을 꾀하는 시도와 준비가 되어야 함이 올바른 기업 CEO의 자질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유니콘 기업을 꿈꾸지 말고, 보다 기본기가 탄탄한 기업의 CEO가 되기를 희망하며

필자도 한 때 인스타그램과 같은 성공 사례를 보며 멋진 야망을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에야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금융위기에 발생되었던 손실을 채워넣기 위해 미국 정부에서 발행한 자금이 흘러 흘러 투자자금으로 활용되고 이러한 자금이 벤처에 쏟아져들어가 단기간 내에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콘 기업도 사라져가는 이 마당에,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투자는 불투명한 미래보다 확실한 미래에 안전하게 투자하고자 하는 영리기업의 성격으로 아무것도 없는 기업에 묻고, 따지고, 요구하고, 원하는데 어떻게 단기간 내에 유니콘이 될 수 있겠습니까. 


필자도 항상 염두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사업은 장기전입니다. 절대 단기적 성공은 없다고 봅니다. 기업이 망하는 상태에 놓여 단타 수익으로 대기업 등에 매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할게 아니라면(어차피 대한민국 안에서 M&A는 더욱 기대하기 힘든 현실) 단기성은 지워버리고 기본기에 충실하여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는 CEO가 되어보길 희망합니다. 그렇기에 보다 장기적인 계획안에서 준비해야 할 덕목들을 단기로 이루기 위해 값비싼 교육을 듣는 것보단 수 많은 사례의 서적을 읽고, 읽고, 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교육이 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필자가 느끼는 것 중 제일 안타까운 것은 투자 유치와 브랜딩으로 유명세를 내딛는 기업의 사례보다 경영 혁신을 통한 CEO의 사례 발굴이 젊은 창업가들 사이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크고, 저 또한 그런 성공을 언젠가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 질 벤처 CEO분들을 응원하며, 짧은 소견을 전달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공이라는 꿈보다 최소한의 실패가 먼저 필요한 이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