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주제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자칫 현 정부나 기관의 행태에 잣대를 들이미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가 감히 그러한 논리적 잣대를 들이밀기엔 역량이 부족한바 개인적 소견에 따라 국가적 창조경제의 행보와 실제 대한민국 안에서 일어나는 벤처기업 사이에 숨어있는 모순을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벤처기업 사이에 숨어있는 모순을 살펴보자는 것
첫 번째로, 성공하신 분들의 어휘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즐기는 일을 하십시오, 심장이 뛰는 일을 찾으십시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십시오" 우리도 그러고 싶지요. 헌데, 그러기에는 기본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가 해결되지 못할 수 있음을 우리 스스로가 자각하여야 합니다. 아니 사실 이미 알고 있죠. 다들 보고 듣는 순간에는 열정이 타오르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대답없는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을 뿐이죠. 창업은 경험이 많을 수록, 사회생활을 통해 제법 연륜이 들수록 도전해야 한다지만 그런 위치에 도달하여 준비가 갖추어지려면 우리는 이미 삶 속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써야할 위치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의미는 그러한 역경을 이겨낸 분들이 그러한 가능성이 높은 분들에게 던지는 의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현실적으로 조금 바뀌면 어떨까요. "즐기는 일을 하되 잘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틈틈히 준비하십시오" "심장이 뛰는 일을 찾되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멈추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며 찾아보십시오" "넘어지더라도 덜 아플수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다음에는 같은 이유로 넘어지지 않도록 일어나는 연습을 하십시오" 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앞에는 이러한 말이 숨겨져 있습니다. "당신에게 특별한 재능이 (혹은 무엇인가가) 뒷받쳐 주고 있다면"
두 번째로, 창조경제가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하는 주장입니다. 이는 실로 대단히 깊은 이해관계가 필요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느끼는 문화적 차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잠재고객들의 시민의식, 지속적으로 필요한 자금조달과도 연관성이 깊은 것이지요. 정확하게는 대한민국 안에서의 창조경제란 "법적으로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수준에 표절과 모방을 선진국으로부터 허용" 한다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 일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안쓰는 자동차를 공유하는 서비스, 특정 사진이나 기사만 모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손가락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 등 과연 우리나라에서 나온 최초의 서비스(게임) 들일까요?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특정 키워드로 산업의 흐름을 살펴보면 공유경제 → O2O → 온디멘드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좀 더 넓은 개념에서 보자면 산업 자체가 이미 선진국에서 꽤나 오래전부터 (*최소 몇 년에서 몇 십년 전부터) 존재하던 것들입니다. 산업은 점점 제품 패러다임이 아닌 서비스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옮겨지고, 소셜 네트워크로 인한 개개인적 리더쉽에 따른 행태의 변화들이 소비자들에게까지 닿게 되면서 그 산업의 주체가 플렛폼이라는 형태로 만나 실패의 거듭에 거듭을 거쳐 탄생된 모델들이죠. 이렇게 흘러나오던 선진국의 아이디어 주체가 국내 창업자들에게 파생되어 1) 적절한 벤치마킹 (한국 시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2) 똑같은 모방 (카피-캣) 임이 진행됨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해외 출신의 대표자들이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들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 맞는 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상당수 있으며, 이러한 유형 중에 창업가의 경영 스킬에 따라 동일한 유형의 서비스가 무수히 쏟아져 나와도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제품(서비스)으로 성장하여 보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창업멤버를 모집을 할 경우 회사의 비전과 아이템 그리고 방향성만 그럴듯 하게 기재해 놓기만 하여도 "자신의 해외 이력과 경험했던 유사 서비스들을 언급하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프로포즈"하는 뛰어난 스팩의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감히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을 꼬집어 보는 것입니다. 간혹 작은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의 배끼기 사태를 비판하기도 하죠. 대한민국은 대기업에 아이디어를 뺏기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꺼란 생각도 가져봅니다. 대기업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매력적인 아이템이나 시장검증을 이룬 상태라면 설립 초기부터 영업비밀, 제품 저작권 등에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적절한 시기에 현실을 직시하여 적절한 협상으로 다양한 M&A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져 있는 것이기에 온전히 대표자의 경영스타일과 역량에 달려있는 부분이라 되려 시장에 파장을 야기시킬 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사료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자의 시선으로는 사실상 가장 큰 문제이자 창조경제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행태가 아니꼬운 이유는 대한민국의 폐쇄적 사고방식과 수직적 조직 체계 그리고 거시적 경제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편파적인 시선과 정치적 잣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가 대한민국 안에서 접하는 국내 스타트업계의 반가운 소식은 항상 어떠한 이유로든 적이 존재합니다. 지금 당장 잃거나 위협 받을 수 있는 일부 생태계나 시장에 대해 정치권의 민심을 엮어 생각하는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성공적인 플랫폼 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적 후생이 훨씬 더 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보단 현실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지속적으로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죠. 바로 그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더욱 더 중요한 건 (일부 이러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위와 같이 카피-캣 스타일이 대한민국에선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에 있지요. 모순과 모순이 뒤엉켜 난장판입니다. 성공하신 올바른 기업가 정신의 선배님들이 보시기에 카피-캣의 창업 스타일을 보며 간혹 혀를 끌끌 차지만, 그들 또한 대한민국 내에서 글로벌적인 기업으로 성장의 한계를 잘 아는 만큼 결국 헛기침으로 마무리 짓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스타트업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시작하는 것이 국내 정서와 이치상 어울리지 않는다는게 지난 십 년간의 경험들과 사례들로 얻은 결론입니다. 예비창업가 때부터 수도 없이 듣게 될 기업가정신 교육과 실제 창업을 하며 알게 되는 괴리와 모순사이의 상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어쩌면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무시한 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장사와 같은 경영'을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실리콘밸리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