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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호 Jul 15. 2016

스타트업, 정말 도전하는 것이 좋을까? <구직자편>

도대체 왜 스타트업에 입사를 하려 합니까?

스타트업 회사에 면접을 가면 나오는 단골 질문이죠.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우리 회사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정도 되겠네요.


지금까지 필자가 제일 많이 들어본 구직자들의 대답을 생각나는데로 나열해보자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군대가기전에 경험해보고 싶어서요"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반 회사랑은 좀 다를 것 같아요"

"취업전에 경력을 쌓아보고 싶습니다"

"적당한 돈에 괜찮은 복지로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배우고 싶어서 지원하였습니다"


구직자들 또한 스타트업의 개념을 역시나 잘 모르는 것이죠. 사실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는데 말이죠.


간혹 보여지는 스타트업의 인터뷰이들은 마냥 즐거워 보입니다. 언론 플레이에 속아 넘어가지 마세요. 그들이 무엇을 포기하고 그 곳에서 무엇을 이루어 내고 있는지 나는 즐거움을 얻는 대신 무엇을 만들어(벌어)줄 수 있는지를 먼저 정리한 후 두드리셔야 승률은 올라갑니다.


진짜 스타트업에서 즐길 수 있는 멤버, 팀원들은 회사의 동기가 개인의 가치관과 완전히 동일하여야 하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일치하여야 하며, 우리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지에 대한 이유부터가 왠만큼 서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이 작은 회사에 지원해준 자체만으로 충분히 감사해 합니다.

그러나 그 가치를 인정받기보다 기본적인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에서 상당히 많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어떤 회사인지 한번은 검색해보고, 관련된 시장의 동향이 어떤지 최근 뉴스 정도는 읽어보고, 경쟁사들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은 해보고, 나로 인해 이 회사가 무엇이 더 나은 결과를 그릴 수 있을 것인지 그러한 최소한의 준비도 없이 '그냥 무작정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만만하게 보고 들어갈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필자에게 혼을 좀 나셔야 합니다.


사실 스타트업은 규모만 작을 뿐이지 나름의 분야에서 좀 한다는 분들이 나와 창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경험, 경력 등으로 이미 면접자의 인상만 보아도 어떠한 성격인지, 스타일인지, 무슨 생각인지 심지어 얼마나 일 할 것인지 대부분 계산으로 추론됩니다.


고속 성장을 한다는 것은 1, 2년 안에 몇 십억의 매출과 몇 백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3, 4년 안에 시장을 흔들 서비스와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데 여러분이라면 한정된 자원으로 어떠한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나요. 겸손해보이지만 사실 제대로된 스타트업만큼 들어가기 힘든 곳은 없습니다.


여기까지의 이해를 거쳐 만약 여러분이 그 어떠한 이유로 스타트업에 지원할 것이라면 다음을 꼭 숙지해주셔야 서로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입사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입사 후에 벌어질 일들이 중요한 것입니다.


복지가 너무 좋아요.


대부분 회사의 브랜드가 뛰어나도 업력 등이 약하기에 일부 유능한 인재를 모집하기 위한 훌륭한 복지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처럼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회사라면 무리해서라도 좋은 복지를 유지할 경우 업무의 양과 개개인별로 요구되는 역량이 광범위 하고 그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는 임금의 또 다른 보답으로

복지를 제공하여 업무적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함입니다.


출퇴근이 자유롭데요.


플렉서블한 제도 또한 업무량에 따라 야근이 많을 경우 출근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가 시간을 통제하라는 뜻이 강합니다. 배려와 혜택이 증가될 수록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커집니다. 만약 무언의 룰이 어겨진다면 커뮤니케이션은 난장판이 되어질 것이고, '제발 출퇴근 시간을 정하자'는 의견이 하나 둘 나오게 될 것입니다.


랩탑 or MAC 등 기기 제공


이는 당연히 제공되어야 할 업무적 도구이죠. 그러나 왜 회사는 구지 저렴한 PC를 놓아두고

값비싼 노트북을 제공하는 것일까요. 스타트업은 말그대로 '스타트'하여 '업'을 시켜야 하는

기업의 고속 성장을 목표로 내달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업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속성을 가집니다.


이유없는 이유 없습니다.

이렇듯 여러분 일부의 자유는 스타트업에 귀속됨에 따라 파라다이스와 같은 환경 속에서

놀고 즐기며 제때 월급이 들어오는 상상을 꿈에서라도 꾸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말 회사와 나의 가치관이 동일하다면 그저 재미있고 즐거울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스타트업이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존폐여부는 하루아침에 따라 결정될 수 있습니다. 2~3년 전에 투자를 받아 화려했던 스타트업들 중 현재 살아남아있는 회사는 무엇이 있는지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 중 일부를 올인하여 나의 시간을 투자하기로 한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면 여러분의 커리어도 일순간 플랜B 없이 단절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말 스타트업을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그 어려운 고통을 창업주들과 함께 감내할 자신이 있는지요.


자, 여러분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스타트업에 지원하시겠습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같은 창업인데, 누구는 지원이 되고 누구는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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