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연습> / 와다 히데키
우리는 매일 매순간 감정과 마주한다. 하루에 열두 번 짜증이 나다가도 문득 반가운 친구를 만나면 급 마음이 밝아져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감정은 사람들 간의 관계를 좌우하고 삶의 (거의) 모든 선택은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와다 히데키(일본의 한 정신과 의사)는 이 책에서 그런 감정을 하나의 생물로 보고 다루는 법을 소개하는데, 그 비유가 상당히 설득력있게 와 닿는다.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게 감정을 회복하는 힘이 있습니다.
감정은 생물이므로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을 때에는 우울함에, 조바심에 몸을 맡기지만 어치피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가장 간단한 감정의 법칙은 '내버려두면 잦아든다'는 것. 신경을 쓰면 쓸수록 불쾌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니 없어질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두자.
화가 나도 내버려 두고, 속상해도 내버려 두고, 미워도 내버려 두고..
설령 짜증스럽더라도 그냥 내버려두고 눈앞의 일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다 보면 누군가 "점심시간이네" 하고 말을 건네옵니다. "그러게. 뭐 먹을까?" 하고 대꾸할 때에는 이미 마음 속 짜증은 가신 상태입니다.
마음 속에 무언가 불쾌한 감정이 차 있을 때 가만히 있으면 자꾸만 그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라도 관심을 밖으로 돌려야 한다.
감정을 밝게 유지하는 사람은 늘 관심이 바깥으로 향해 있습니다. 산책을 할 때는 거리의 풍경이나 계절의 변화에 눈길을 주고,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과 나누는 대화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오로지 맛있는 음식만을 즐깁니다.
가슴을 쫙 펴는 것도 좋다. 종종 행동이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하니까.
감정을 밝게 유지하는 가장 간단한 기술은 가슴을 펴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육체적으로 가슴을 펴보세요. 이것은 꽤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나서 정신적으로도 가슴을 펴보세요. 즉 자신감을 갖는 것입니다.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 감정적으로 되기 쉽다. 'ㅇㅇ 여야 한다', 'ㅇㅇ 해야 한다'고 단정지어 생각하는 것을 'should 사고'라고 하는데, 이런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감정적이 되기 쉽다.
'should 사고'가 강한 사람은 '완벽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벽'이니 '최선'이니 하는 것은 목표로서는 옳다고 하더라도 실현하기는 어려우므로 '완벽하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여기는 'wish 사고'가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것 밖에 없다'가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거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로 단정 짓지 말고 흑도 백도 아닌 중간의 회색 스펙트럼 영역을 받아 들이는 것, 확단하지 않고 모호함을 인정하는 것, 0%와 100% 사이의 다양한 가능성을 볼 줄 아는 것이 감정이 안정적인 사람을 만든다.
자기 의견은 어디까지나 한 가지 관점일 뿐입니다. 타인의 의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서로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관점으로 대화를 나눈다면 일단 이야기가 흐지부지하게 끝날 수는 있어도 난처한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회색지대를 인정하는 사람은 사소한 일로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타인은 대범하게 대하고 자신을 책망하지도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매우 안정되어 있지요.
언제나 밝은 사람은 '모호함을 견디는 내성'을 제대로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사람 쪽이 컨디션에 기복이 없는 데다 주변 사람들의 호감을 얻어 평균적으로 'should 사고'에 익숙한 사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낸다는 점입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낫다. 나쁜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움직이는 것이다. 행동 하다보면 감정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내버려두고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꾸어나가는 것이 밝고 활기찬 감정을 유지하는 비결!
감정이란 것은 참 신기해서 억누르면 누를수록 더 감정적인 사람이 된다. 자극하면 할수록 더 날뛴다. 그러니 오히려 모른 척 내버려두고 할 수 있는 다른 일부터 하다보면 제 풀에 꺽여서 저절로 잦아들고 만다는 이 책의 내용은 비틀즈의 "Let It Be" 노랫말을 연상시킨다.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좀 좋아진 듯 느낌이 들곤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