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권 독서법 / 인나미 아쓰시
음악을 듣듯 책을 읽는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법이다. 음악을 들을 때 우리가 일일이 음악의 한 소절 한 소절을 이해하면서 듣지 않는 것처럼 독서도 그냥 '흐르는 대로' 읽자는 거다. 이름하여 "플로우(flow) 리딩".
플로우 리딩이란 정보가 물밀듯이 밀려드는 시대에 최적화된 ‘담아두지 않는 독서법’이다.
이 책의 저자 안나미 아쓰시는 전문 서평가다. 온라인 잡지나 웹사이트에 서평 쓰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니 책 읽는 법이 일반인들과는 조금 다를 밖에 없다. 하지만 주로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중심으로 책을 읽는 나같은 사람들이라면 도움되는 내용이 많다. (실제로 저자도 이 독서법이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읽기용 독서법임을 강조하고 있음)
책읽기를 다루는 책들이 대부분 책을 더럽히는 것을 권장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책에 밑줄 긋거나 메모하지 말라고 한다. 대신 "한줄 샘플링"과 "한줄 리뷰"를 권하고 있다. 왜?
아무리 밑줄을 그어 봐야 다시 보지 않는다.
한줄 샘플링이나 한줄 리뷰를 이용한 플로우 리딩 습관을 생활화하면 일주일에 6권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줄 샘플링과 한줄 리뷰란 과연 무얼까?
책을 읽으면서 맘에 드는 구절을 A4용지에 써 두는 것.
‘샘플링’이란 말 그대로 골라낸다는 의미다. 저자는 음악에서 이 '샘플링'이란 용어를 따왔다. 이렇게 샘플링을 전제로 책을 읽게 되면 (나도 모르게) 책 읽기가 일종의 골라내기(선택) 작업이 된다. 책이 하나의 광산이라면 그곳에서 나만의 다이아몬드를 캐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캐낸 보석들을 종이 위에 담는 것이다.
한줄 샘플링 노트와는 다른 노트나 수첩에 날짜, 책 제목, 저자명을 적은 후, 먼저 '한줄 에센스'를 쓰고 그 아래에 30~40자 정도로 한줄 짜리 리뷰를 작성.
여기서 '한줄 에센스'란 한줄 샘플링으로 찾아 낸 문장들 중에서도 그야말로 에센스 한 줄. 저자 말로는 "신이 깃든 한 문장"을 말한다.
나도 책을 읽을 때는 더럽혀 가면서 읽는 편이다. 도서관서 빌린 책이야 어쩔 수 없지만 돈 주고 산 책은 아낌없이 형광펜이며 볼펜을 남발한다. 문제는 이렇게 읽으면 그때 뿐, 책을 덮고 몇 일 지나면 내용이고 뭐고 잘 생각이 안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그때마다 책을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니 좋은 글귀나 내용은 따로 독서노트를 만들어 정리하곤 한다.
음악을 읽듯 책을 읽는다는 발상은 색다르다. 책에 밑줄을 긋지 않는다는 건 나와 생각이 다르지만, 어쨌거나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구절이나 의미있는 구절을 어딘가에 기록해 두는 건 의외로 말이 된다. 실제로 해 보니 확실히 독서에 도움은 된다. 기억에 오래 남고 뽑아내는(샘플링)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책 한권 읽는 시간이 그만큼 오래 걸리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