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가 아닌 그냥 일기
최근에 들인 좋은 습관 하나.
설거지를 바로바로 한다.
5분에서 길어야 10분도 안 걸리는 일인데 이 습관을 들이고 내가 엄청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무척 깔끔하고 성실한 사람 같아서 뿌듯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그동안은 왜 그렇게 안 했을까 싶기도 하다.
쌓고 쌓고 또 쌓고 더 이상 꺼내 쓸 그릇이 없으면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할 시간도 없었던 건 아니다. 그냥 습관이었다.
미룰 수 있으면 미루려고 하는 습관.
설거지를 잘하고 싶어진 건 아마도 이사를 하고 나서부터인 것 같다.
지금 집은 어느 방향에서나 부엌과 싱크대가 보이는 구조이다.
설거지거리가 잔뜩 쌓여 있어도 보이지 않았던 예전 집과 다르게 지금은 부엌이 너무 오픈되어 있다.
본래 그리 깔끔한 성격이 아니어서 설거지거리가 쌓여 있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
'나는 주변이 더럽다고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지만 깔끔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구나.'
좋은 습관을 하나 가진다는 건
상대적으로 적은 힘과 노력을 들여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