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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해 보세요.”
“저는 2남 1녀의 막내로 서울에서 태어났고요, 아버지는 현재 유명 대기업에 부장으로 재직 중이시고, 어머니는 전업주부십니다. 00초등학교, 00중학교, 00고등학굘르 졸업했고요, 00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제 취미는……”
“그만 됐습니다.”
면접장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입사서류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첨부하긴 하지만, 그 많은 내용을 다 기억하는 면접관은 없다. 입사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면접이라고 할지라도 면접은 또 다른 형식의 전형이므로 그에 맞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 짚고 넘어가는 의미로 1분 자기소개를 요청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런데 많은 지원자가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말에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을 다 말할 기세로 성장배경, 가족관계, 취미 등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다. 면접에서 한 사람당 할애된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런 식으로 줄줄 읊어대다가는 결국 그만하라는 면접관의 제지를 받게 될 테고, 말이 끊긴 지원자는 전전긍긍 좌불안석이 될 것이다. 이런 무분별한 자기소개방식을 예방하기 위해 요즘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좀 해보세요.”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간략’이라는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대개 1분 내지 3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자기소개를 1분 이내로 해보세요.”라거나 “3분 안에 자기에 대한 소개를 해보세요.”라고 시간을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
솔직히 면접관은 지원자의 개인 신상에 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지원자가 직무에 적합한 기술과 능력을 갖춘 사람인지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자기소개를 해야 합니다. “자기소개 좀 해보세요.”라는 면접관의 말은 “자네가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혹은 “우리 회사가 자네를 채용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겠나?”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걸 명심하자.
따라서 면접에서 인상적인 자기소개는 다소 직설적이다 싶을 정도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실제 면접관이 궁금해야 할 부분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지원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 직업에 대한 가치관, 회사에 본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 특별한 개인 신상과 자신의 장단점이 회사와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가 하는 부분들이 들어가면 확실한 자기소개가 될 수 있다.
면접관은 허황된 언변과 가식적인 의지 표현보다는 지원자가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원한다. 사실에 근거한 ‘역량 표출 스토리’, 이것만이 살길이다.
① 차가운 도시적 이미지보다는 따뜻한 인간미 강조!
독창성 있는 자기소개는 가급적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말한다거나 남과 다른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학교나 경력 등에 관한 사항은 이미 이력서에 기술하였으므로 이중으로 언급할 필요는 없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례라든가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완벽하게 소개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 다양한 경험들을 간결하지만 감성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국민 MC 유재석의 성공 비결을 통해 감성적 자기소개를 강조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 내기에도 바빴고, 특별히 개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개그맨으로서 울렁증에, 여러 가지 콤플렉스가 굉장히 많아서 하루하루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기도를 참 많이 했습니다. 자기 전에, 방송이 너무 안 되고 하는 일마다 자꾸 어긋나고 그랬을 때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정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단 한 번만 개그맨으로서 기회를 주시면, 지금의 제 소원들이 나중에 이뤄졌을 때, 초심을 잃고 이 모든 것을 나 혼자 얻은 것이라고 한 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 어떤 아픔을 주셔도 절대로 원망하거나 너무 가혹하다 소리치지 않겠습니다.’ 라고.”
결국, 인상적 자기소개는 자신의 역량과 인성에 대해 알기 쉽게, 그리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유재석 씨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각오와 기도 내용을 면접관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면접 결과는 희망적일 것이다.
면접관도 사람이기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지원자의 솔직한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일 것이며, 인간적 매력을 내뿜는 감성적 어필이 있다면 조금은 부족한 면이 있을지라도 기꺼이 한 가족으로 맞아들이려 할 것이다.
② 추상적 단어보다 확실한 목표와 근거를 제시!
자기소개는 추상적인 자기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구성과 내용으로 본인의 상품성과 인성을 전달해야 한다. 근거를 제시하고, 수치로 나타내는 등의 체계적인 자기소개는 신뢰성을 증대시키게 된다. 참고로 근거를 제시할 때에는 2~3가지로 하는 편이 좋다. 말하는 사람도 쉽게 정리할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면접관으로서는 필요한 정보만 습득할 수 있으니, 주장과 의견을 피력한 후 그것에 대해 2~3가지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③ 가슴을 울리는 강력한 포인트를 위하여 형용사와 부사를 사용!
국어는 수식어가 발달한 언어다. 그러므로 본질은 같은 표현일지라도 어떤 수식어가 붙었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반응이 달라진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성적인 스타일의 면접관이라면 이 세 가지 표현들이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들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진부한 수식어의 남발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필요할 때 강력한 포인트로 사용하기 바란다.
④ 추상적 단어보다 확실한 목표와 근거로 소개!
“당신의 강점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예상 외로 많은 지원자가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자신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과 자아의식 없이 그저 면접 매뉴얼에서 보고 들은 대로 외워서 오다 보니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면접관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
본인만이 갖고 있는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서 연극하듯이 자기소개를 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연극적으로 소개하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꾸미고 과장하고 연기를 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앞에 앉아 있는 청중을 생각해서 자기소개를 하라는 것이다. 연극을 보러 왔는데 배우가 표정도 없고, 목소리도 입 안에서만 맴돌고, 관객을 쳐다보지도 않는다면 그 연극은 어떨까?
연극적인 요소를 추가하라는 것은, 자기소개를 해 보라는 면접관의 말에 형식적으로 응대하지 말라는 것이며, 때로는 연설을, 때로는 다양한 감성을 표현해 보라는 것이다.
‘자기소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에 대해 묻는 것은 아는 그대로 이야기해야 하지만, 자기소개는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간의 연출을 가미해 자기소개를 인상적으로 잘하면 이후에도 면접관의 눈은 여러분을 향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