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손에 맡겨진 바이브코딩은 악이다

“AI로 만들어도 되겠지?”라고 믿었던 한 창업자의 이야기

by 아이스핫초코

핀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어느 날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야, Reddit에 재앙 같은 스타트업 이야기가 올라왔는데… 너도 한번 봐봐. 이거 진짜 현실이야.”


링크를 눌러보자마자 나는 작은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1. “은행이 마음에 들어 했어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기술 배경이 없는 한 여성 창업자가 있었다.

아이디어는 훌륭했다. 문제의식도 뚜렷했다.

다만,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웠고 예산은 늘 빠듯했다.


그러다 그녀는 마법 같은 것을 발견했다.


바이브코딩(Vibecoding).


AI에게 버튼을 그려달라 하면 버튼이 생기고,

로그인 기능을 만들라 하면 그럴싸한 코드가 출력되는…

마치 “개발자의 꿈을 대신 이뤄주는 주문서”와 같았다.


그녀는 AI를 믿었고,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MVP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걸 실제 은행에 보여주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말했다.


“오, 꽤 좋은데요?”


그 순간, 그녀의 세상은 환하게 열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부터, 어둠이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2. AI가 쌓은 탑을, AI로 다시 고치는 사람들


은행이 관심을 보이자 그녀는 결심했다.

이제 진짜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녀는 바이브코더 팀을 고용했다.

문제는 그들의 작업 방식이었다.

그들은 AI가 작성한 코드를 다시 AI로 고치고, 또 고치고, 또 고쳤다.


300시간.


말이 300시간이지,

그건 AI가 만든 퍼즐을 인간이 눈 감고 맞추는 데 가까웠다.




3. “비밀번호는… admin123이네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실제 개발자가 코드 리뷰를 맡게 되는 순간,

모두가 침묵에 빠졌다.


SSH는 외부에 오픈되어 있었고,

보안정책은 사실상 부재,

심지어 관리자 비밀번호는 admin123,

집 문 따고 비밀번호는 ‘0000’으로 붙여놓은 격이다.


누군가는 결국 그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의 서비스는

첫 번째 랜섬웨어 공격에 그대로 무너졌다.


남은 것은 무너진 데이터,

날아간 고객 신뢰,

그리고 ‘더 빨리, 더 쉽게’라는 환상을 좇은 대가뿐이었다.




4. 우리가 잊고 있던 사실


나는 그 Reddit 글 마지막 줄을 오래 바라봤다.


“AI는 훌륭한 도구지만, 결코 당신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이제 모두가 AI를 쓴다.

누구나 앱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만들 준비가 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바이브코딩은 멋지다.

흐름을 빠르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제품의 뿌리로 삼는 순간,

언제든 아포칼립스는 조용히 찾아올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AI 스타트업을 이렇게 만들면 안 된다.”


웃고 넘길 수 있지만,

웃기만 할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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