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깔아주는 리더십의 본질
“팀장이 뭐야?
하루 종일 보고서에 파묻힌 사람이야?
아니잖아. 팀원들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들이 가장 잘 뛸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사람 아니야?”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상무의 이 한마디는
김 부장을 향한 말이었지만,
사실은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질문처럼 가슴에 남았다.
그 말이 내 안에서 오래 울렸다.
팀장이란 자리는 명함 속 한 줄이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일으켜 세우는가에 대한 물음이라는 것을...
우리는 오랫동안 팀장이 지시하고 통제하는 존재라고 여겨왔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바꿔라.”
방법을 정해주는 사람이 리더라고 믿던 시절의 흔적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사람은 지시보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나는 팀장이 정답을 말해주는 상사라기보다
질문을 건네고 방향만 밝혀주는 조용한 안내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앞에서 깃발을 흔드는 리더가 되고 싶진 않다.
먼저 나서는 성향 때문에 리더처럼 보였던 것뿐,
실은 나는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에 더 가깝고 싶다.
지도를 주지 않아도 나침반만으로 길을 찾아가는 팀.
정답이 없어도 스스로 판단해 나아가는 사람들.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나도 확신이 없다.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옳은지, 그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답의 길’은 원래부터 있는 길이 아니다.
누군가 먼저 걸었기에 그걸 우리가 길로 인식할 뿐이다.
그래서 길은 찾는 것이 아니라, 걷는 순간에 만들어진다.
내 발자국 하나가 남고, 팀원들은 그 흔적을 보고 각자의 방향을 읽는다.
또 다른 발자국이 쌓이면 어느 순간 그것은 분명한 길이 된다.
언젠가 뒤돌아보면 우리가 함께 만든 길이
조용히, 단단히 놓여 있기를.
오늘의 걸음이 누군가에게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