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름대로 여느 직장인처럼 출근을 한다. 출근 준비라 하기엔 민망하지만 부은 몰골을 물로 헹군 뒤 미스트를 뿌려대는 행위를 한다. 그 시간이 고작 3분인 것은 n년째 동일, 일어나자마자 출근과 업무를 시작하다 보니 백수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좀 게으르게 굴어야 순탄치 않은 등굣길이 평화롭다.
엄마의 일을 적당히 게으름 부리면 나름대로 신수가 멀끔한 차림을 하고 다시 밖에 나간다. 부러 하지 않으면 내가 눈을 감는 날 꾸밈비를 못쓴 게 너무나 억울할 것아 그렇다. 엄마로 살다 보면 나 자신은 어느새 뒷전으로 밀려나 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겨울이나 여름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간다. 엄마와 상관없는 사람을 만나고 엄마와 상관없는 곳에 간다. 내 존재가 되살아나는 출근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