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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Dec 06. 2023

Escape

일탈, 탈출, 마음의 병

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를 한다.


승무원은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 예전에 타 항공사에서 정년퇴직이 가까운 승무원이 맥주를 여러 개 챙겨 비상 탈출구문을 열고 유유히 미끄러져 나가며 멋지게? 퇴장을 했다.


정년퇴직을 하는 날 풀세트로 바뀐 위스키세트를 들고 탈출을 한다고 했다. 탈출이라고 하면 조금 과격한 표현이라고 하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면 봉사를 충분히 하여 용서되지 않을까 한다.


사람들의 탈출구는 무엇일까? 기장들과 승무원들의 근무지는 탈출구가 딱히 없다. 승객들이 많이 없을 때에는 그나마 구석에 자리 잡아 창밖을 바라보면 멍 떄리는 탈출을 할 수가 있다. 기장들은 그냥 태블릿이나 책을 보며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그 좁은 공간에서….. 따지고 보면 그 직업도 못 할짓이다.


타 항공사기장이 도끼를 내려치며 터미널 밑에서 화를 푼경우도 있다. 그 모습을 조금은 이해를 한다고 할까나? 어떤 심정인지….어떤 승무원은 방송으로 노래를 부르며 화를 풀기도 한다. 다행이다. 노래에 실력이 그다지 없으니. 남들에게 귓고막 고문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의외로 이런 고문을 하는 승무원과 비행을 하면 정말 괴롭다. 승객들은 한번 들으면 탈출하지만, 난 그 노래를 하루 종일 들으며 고문을 당해야 한다.


몇 년 전 시애틀에서 공항 직원은 비행기를 납치하여 자유여행을? 시도하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버린 경우도 있다. 사실 그 정도면 정신병원을 찾아봐야 했다. 탈출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었나보다. 사람마다  탈출구가 다르다.


타 항공사 승무원은 공항 게이트에 도착하자 문을 열고 슬라이드가 펼쳐지는 순간 가방을 먼저 탈출시키고 유유히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 하이힐을 신고 우아하게 퇴장을 했ㄷ. 때론 나도 그럼 상상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무슨 심정으로 저런 행동을 할까? 어쩌면 그런 용기가 있는 그들의 모습도 신선해 보인다.


새벽에 비행을 나서면 커피를 한 사발 마시고 하루종일 먹은 거라곤 조그만 요구르트 한병. 허기에 지친 내 모습에 화 가 나 짜증이 나기라도 하면 그냥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심정도 가끔 있다. 한 여름 에어컨이라도 들지 않으면 정말이지 창문이라도 열고 싶은 심정이다. 난 그래도 멍을 때려본다. 가장 심플하지만, 가장 효과가 크다.


내일은 또 어떤 동료가 어던 모습으로 탈출을 시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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